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가격변동에 대한 헤지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회계법인인 언스트 앤 영과 ACT가 51개 영국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자재가격 리스크 헤지에 나서는 기업의 비율이 지난해 절반 정도에서 올해 4분의 3으로 늘어났다. 또 리스크 헤지를 통해 성과를 거둔 기업들도 지난해 43%에서 올해 80%로 증가했다.
영국 석고보드 제조업체인 BPB의 경우 국내 에너지비용 전체를 헤지하고 있으며 대상을 해외 사업부와 다른 상품으로도 늘릴 계획이다. FT는 이 같은 움직임이 과거 금리나 환율 위험에 집중됐던 헤지 영역이 원자재ㆍ에너지 분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도 기업의 수요를 충족할 원자재 관련 스왑과 파생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및 외환 헤지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수익성이 매우 낮아진 만큼 투자은행들이 수익 창출을 위한 신종사업으로 원자재 헤지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원자재 헤지시장은 아직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원하는 상품을 적절한 시기에 헤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헤지 대상 원자재가 소수에 불과해 기업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좁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존 윈터 유럽 부문 책임자는 “원자재 헤지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조만간 주류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