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18일 증시 입성… 상장 당일 차익 노리기보다 장기 성장성 보고 베팅하라

삼성 지배구조 개편 수혜… 초기 주가모멘텀으로 작용
건설·연료전지 등 사업
2016년부터 성장 본격화… 꾸준한 상승곡선 그릴듯


청약증거금이 30조원이나 몰리면서 공모주 열풍을 일으킨 제일모직이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상장 첫날은 공모가(5만3,000원)의 50~200%에서 시초가가 형성될 수 있고 여기에 가격제한폭(±15%)까지 움직이면 첫날 종가는 주당 2만2,525원에서 12만1,900원까지(시가총액 기준 3조410억~16조4,560억원) 가능하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그동안 상장 첫날 주식을 처분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모주가 상장하면 대개 첫날은 오르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어떻게 해야 될까. 시장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상장 초기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수혜주로, 오는 2016년부터는 사업 성장주로 바라본다면 장기적으로도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상장 당일 공모 차액을 노리기보다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우선 제일모직은 어떠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실행돼도 수혜를 입을 수 있어 상장 초기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모직이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는 제일모직의 전 사업 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 부문에서는 현재 1조2,000억원 수준인 매출이 2020년까지 최소 두 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 건설사업부의 2020년 매출 목표는 5조원으로 6년 안에 현재의 4배 수준으로 키우는 것이다. 앞으로 5년간 삼성전자의 평택 고덕 사업단지 투자가 예정돼 있어 여기서만 2조~3조원가량의 추가 매출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연료전지 사업 육성, 조경사업의 성장도 기대된다.

패션사업 부문 역시 현재 빈폴 등의 브랜드 의류사업의 성장성은 둔화돼 있지만 2016년부터는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가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 외형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의류 시장 규모는 국내 시장의 10배에 달한다. 레저사업 부문에서는 에버랜드 근처 리조트 건설을 통한 종합 휴양지로서의 성장이 기대되고 유통사업부에서도 삼성웰스토리의 베트남 진출 등이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에는 수익성보다는 지배구조 이슈 등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2016년 이후에는 사업 성장이 본격화돼 실적을 기반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당시 대부분의 기관투자가가 공모가 이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한 점, 물량을 많이 받기 위해 자진해서 1~3개월 보호예수를 건 기관투자가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제일모직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일모직이 공모가를 발표할 때 다른 기업들처럼 미래의 기업가치를 가져와 산정하지 않고 현재 시점의 시장 가치만을 반영한 경향이 있어 미래가치가 부각된다면 상장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제일모직이 상장 이후 시가총액 5조4,000억원 이상이 되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에 편입될 수 있고 시가총액이 12조원을 넘어서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조기 편입될 수 있어 해외 인덱스펀드 자금이 들어와 수급적으로도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별 목표주가도 대부분 10만원 내외라 공모가의 두 배가량은 무난히 오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0만7,000원, 교보증권 9만5,000원, 유진투자증권 12만5,000원, HMC투자증권 10만원, 키움증권 9만1,000원, 메리츠종금증권 10만원, 하이투자증권 10만원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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