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에서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이를 등에 업은 극우 정당들도 갈수록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 정당은 유럽 재정위기로 자국민의 생활도 어려운 마당에 이민자 때문에 일자리와 각종 사회보장 혜택이 더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反)이민 정서를 부추겨 지지율을 높이고 있다.
오는 2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영국 지방선거에서는 유럽연합(EU)에 반대하고 폐쇄적 이민정책을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UKIP)이 약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일부 지역에서 지방의원 2,400여명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영국독립당이 여당 보수당의 지지층을 상당 부분 잠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0%대 안팎이던 영국독립당의 지지율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17%까지 치솟으면서 보수당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을 추월하기도 했다. 인디펜던트는 보수당이 최소 300개 가량의 의석을 잃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가운데 수십 개 의석이 영국독립당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EU에서 독일ㆍ프랑스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망명자를 허용한 스웨덴에서도 올들어 반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극우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득세하고 있다. 스웨덴민주당은 지난 2010년 총선에서 득표율이 5.7%였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0%에 육박했다.
독일의 경우 지난달 유로화 반대를 기치로 내건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출범해 오는 9월 총선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로화를 버리고 옛 화폐인 마르크화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는 AfD는 다른 반(反)유로 정당들과 달리 아직 극우 및 반이민 성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독일인의 세금을 왜 게으른 남유럽 국가들을 지원하는데 쓰느냐"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극우 정당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AfD는 지난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연방 하원의석 확보 기준인 5%의 지지율을 얻었으며,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연정의 지지세력이 AfD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극우 정당은 재정위기의 진앙지인 남유럽 국가에서도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해 6월 그리스 총선에서 18석을 차지해 1985년 창당 후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한 황금새벽당은 자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해외까지 진출하고 있다. 모국의 위기에 실망과 분노를 느끼는 독일ㆍ호주ㆍ캐나다ㆍ미국 등의 그리스 이민사회에 신나치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황금새벽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1.5%로 3위까지 치고 올라갔으며, 10대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며 '황금새벽 키즈'를 양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