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채가 글로벌 국채시장의 ‘선진국지수’로 인정되는 국채벤치마크지수(WGBIㆍ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되는 것이 유력해졌다. 이에 따라 늦어도 오는 9월부터 100억달러 이상의 외국계 채권투자자금이 국내에 추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7일 “최근 아시아에서 개최한 국고채 해외투자설명회(IR)를 통해 WGBI 가입에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고 밝혔다. WGBI에 편입되는 시기는 9월께로 관측되지만 국제시장 분위기로 봐 조금 당겨질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것이 정부의 예상이다. 시장에서는 이 지수 편입에 따른 자금유입 규모가 최대 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GBI란 씨티그룹이 관리하는 주요 23개국의 정부 채권으로 구성된 지수로 이를 따라 투자하는 자금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수에 편입되려면 해당 국가의 경제규모, 신용도, 진출입 장벽 등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 WGBI에 편입되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외국인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주 씨티그룹과 함께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외국인투자가를 대상으로 국고채 IR를 열었다. 이번 IR에는 많은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들이 몰려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재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상당수의 선진국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가를 놓고 봤을 때 투자할 만한 곳은 많지 않다”며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에 큰 관심을 보인 것도 우리나라의 경기호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점을 인정한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외국 투자자본 유치를 위한 제도적 개선작업을 진행해왔다. 외국인 이자소득세 원천징수 면제조치를 지난 4월 국회에서 통과시켰고 클리어스트림과 유로클리어 명의의 통합계좌를 각각 6월과 9월에 개설할 예정이다. 이는 외국인들이 한국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해외계좌만 갖고도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통합계좌가 개설되면 외국 자금이 보다 자유롭게 우리 국채시장에 들어올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도 국채시장의 수요기반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외국인투자가들이 우리나라 국고채와 통안채를 거래하려면 국내 금융감독원에 등록하고 국내 등록 증권사에서 계좌를 만들어야 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주부터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IR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외국인들의 채권 비중이 확대되면서 미칠 수 있는 시장 영향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