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을 방문 중인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29일 “북한의 핵 보유 사실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황씨는 이날 워싱턴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일본TV와 가진 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우리도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면서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간부들을 어떻게 표창했으면 좋겠느냐`고 나에게 물었다”고 밝혔다.
황씨는 그러나 이날 오후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 집무실 앞에서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직접 보거나 경험한 것만 얘기하겠으며 잘 모르는 사항을 추측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황씨는 “북한 망명정부 수반 추대설에 대해서는 직접 들은 바 없다”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오전 국무부를 방문, 제임스 켈리 동아ㆍ태 담당 차관보와 존 볼튼 군축안보 담당 차관의 수석 보좌관인 프레드 플레이츠 선임자문관과 면담하고 오후에는 의회를 찾아 브라운백 상원의원,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북한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황씨는 30일에는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만난다.
황씨를 초청한 디펜스 포럼 관계자는 “황씨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최근 제시한 다자 틀 속의 대북 안전 서면보장안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이날 오전 TBS, NTV, TV 아사히 등 일본 TV 방송사 특파원들과 회견했으며, 다음 달 4일 워싱턴을 떠나기 앞서 워싱턴 포스트 및 미국의 소리(VOA) 방송, BBC 방송 등과 잇따라 회견할 예정이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