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 왕따'에 의한 정신적 피해가 인정돼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가 왕따의 증거가 되는 사내 문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던 대기업 해고자가 2년간의 법정투쟁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LG전자에 근무했던 정모(39)씨는 지난 2000년 부서 내 비리를 사내 감사실에 제보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ㆍ격리근무ㆍ폭행 등을 당하고 자신을 따돌리는 내용의 e메일이 사내에 나도는 등 직장 내 따돌림에 시달리다 해고됐다. 이에 대해 정씨는 억울함을 호소, 노동부 산재보상심의위의 산재인정 결정 및 지방노동위 복직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사측이 '왕따 e메일'이 조작됐다면 정씨를 고소, 검찰에 의해 기소되면서 복직판정 마저 중노위에서 번복됐다. 정씨는 지난 2년간 해고자 신분으로 법정투쟁을 벌여오다 이번에 무죄판결을 받은 것. 서울지법 남부지원 형사5단독 이원형 판사는 7일 사내 e메일을 위조하고 동료직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 대해 e메일 위조 부분에 무죄를 선고하고 업무방해 부분은 유죄를 인정했으나 죄가 무겁지 않다고 판단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이로써 현재 진행중인 부당해고 구제 소송 등에서도 유리한 유치를 차지하게 된 정씨는 "2년간의 외로운 싸움이 헛되지 않아 기쁘다"며 "남은 재판에서도 이겨서 반드시 복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