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아웃소싱 시장 `활짝`

기업의 비핵심 정보기술(IT) 부문을 전문기업에 위탁, 관리하는 IT 아웃소싱 시장이 본격 열리고 있다. 기업정보유출, 인력구조조정 등의 문제로 IT아웃소싱에 거부감을 가져온 국내 기업들이 불안감을 줄여가면서 서비스 도입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비용절감을 넘어 기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경영화두로 부상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 얼어붙었던 이 시장이 풀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IBM, 한국HP 등 외국계 업체는 물론 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들도 조직정비, 외국기업과의 제휴 등을 통해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핵심역량에 집중한다=이미 IT아웃소싱이 대세로 자리잡은 금융권에 이어 굴뚝기업으로 불려온 전통 제조업체들도 IT아웃소싱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 1위 화장품기업인 태평양은 지나달 10년간 약 1,000억원 규모로 IT인프라 운영 및 관리를 한국IBM에 아웃소싱하기로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IBM은 앞으로 10년간 태평양의 정보시스템 업무를 대행하게 된다. IBM은 지난해에는 오비맥주의 웹호스팅을 위한 데이터센터(IDC) 운영, 서버ㆍ네트워크 설치 및 운영 관리 등의 계약을 체결했다. 디지털카메라업체인 올림푸스한국은 지난 7월 한국HP에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 및 운영을 맡겼다. HP역시 디지털카메라를 생산하는 경쟁업체지만 핵심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웃소싱의 중요성과 HP의 서비스능력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금융권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하다. 최근 대구은행은 한국IBM의 방카슈랑스전용 센터를 통해 온라인임대(ASP)방식으로 방카슈랑스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외환카드는 올 하반기부터 한국IBM에 메인프레임 및 유닉스,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관리 등 기간시스템을 위탁하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예 전산실을 없애고 IT부문 전체를 위탁하는 토털 IT아웃소싱도 추진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증권과 신영증권이 토털 아웃소싱을 위해 HP, IBM, SK C&C는 전문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경쟁 달아올라=IT아웃소싱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도 뜨겁다. 업체마다 조직을 정비하고 제휴를 확대하는 등 시장선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IT업계에서는 현재 그룹 IT계열사에 의한 시스템관리를 제외환 IT아웃소싱 시장규모를 연간 8,000억~9,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T아웃소싱 참여 기업이 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IBM은 기업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비즈니스 전환 아웃소싱(BTO)을 전략사업으로 내걸고 컨설팅 부문인 IBM BCS를 중심으로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중소 금융기관을 겨냥, 자체 전산센터를 통해 ASP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조건과 기회가 맞는다면 국내 SI업체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밝힌 한국HP는 외국계 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장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하드웨어 공급으로 인연을 맺은 증권업계를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국내 업체들도 그룹의 우산에서 벗어나 외부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아웃소싱전담조직인 ITO팀을 발족시켰으며, 유틸리티 컴퓨팅을 통해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SK C&C는 올들어 현대산업개발, 경희대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정보기술도 올 초 세계적인 IT서비스업체인 CSC와 제휴, 시장공략에 나섰으며 LG CNS는 IT를 포함한 업무프로세스 전반을 대행하는 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