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진 나라로서 관련국과의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미한 조 본부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6자회담 관련국 사이에 외교적 협의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북핵 문제를 다루는 우리 측 고위당국자가 ‘주인의식’을 강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최근 미·중 양국 주도로 진척되고 있는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이니셔티브를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돼 주목된다.
특히 지리적·주권적으로 한반도를 점유한 국가로서 북핵외교 프로세스에 당연히 개입한다는 일반론적 의미를 넘어 우리 정부가 실질적 논의의 주도권을 쥐고 핵문제를 풀어가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시사할 수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조 본부장은 “북한 핵문제는 범세계적인 비확산체제에 가장 중대한 도전을 던지고 있는 문제이지만 대한민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 핵문제는 북한이 던지는 도전 중의 하나”라며 “그래서 우리가 주인이고 우리가 중심적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생각이고 국민의 기대”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한반도에 있고 한반도는 대한민국이 주인인 반도라고 미국 측 상대역인 글린 데이비스 6자회담 수석대표가 늘 강조해왔으며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한다는데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방미 목적에 대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적극적 외교활동으로 대화를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 지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는 단계”라며 “한미간의 협의가 필요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본부장은 “최근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대화가 반드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기할 수 있는 의미있는 대화가 돼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여기에는 미국도 같은 생각”이라며 “이런 한미간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밀도 있는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