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2시34분부터 70여분간 북한군이 그들의 개머리 해안포기지에서 우리의 영토 서해 연평도에 수십~수백발의 해안포와 곡사포를 발사하는 전례 없는 무력도발을 감행, 해병대 2명 사망 및 16명 중경상, 수명의 민간인 부상, 산불 및 민가화재 등 가공할 만행을 저질렀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북한의 무력공격행위였다.
우리 군은 13분 후 북한진지에 80여발의 대응사격을 함과 동시 '계속적인 사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긴급통신문을 북한에 발송한 후 '향후 추가 도발시 단호히 응징하겠다'는 강력한 경고와 함께 서해5동에 '진돗개하나'를 발령해놓은 상태다. 천한함 폭침사건에 이어 북한이 이러한 노골적인 무력공격을 계속 감행해옴은 다음과 같은 분명한 배경들 때문이다.
北·美 직접대화 촉구위한 술책
첫째, 북미 간 직접대화를 촉구하기 위해 취하는 초강수 술책이다. 북한은 현재 자기들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어려운 문제들을 오직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와 직접대화를 통해서만 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직접대화를 통해 핵보유국도 될 수 있고, 국제적인 각종 대북압박들도 풀 수 있고, 남한의 대북지원도 받을 수 있고, 주한미군도 철수시킬 수 있다는 큰 전략적인 목표들을 설정해놓고 있다.
북한은 약 2주 전 미국과 직접대화를 촉구하기 위해 미국 스탠포드대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를 초청해 2,000여개의 우라늄농축시설을 과시하면서 압박을 가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반응은 "북의 나쁜 행동에 보상은 없다"는 반응이었다.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반응에 대해 한 수 더 강경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또 다른 수단으로서 무력공격을 감행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서해를 분쟁지대화하고 '북핵폐기'라는 주제를 실종시키기 위해서다. 북한이 천안함을 폭격한 것도 서해를 분쟁지대화하면서 분쟁사건을 두고 갑론을박하는 분위기 속에서 북핵폐기라는 주제를 실종하게 하기 위함이었으며 이러한 북한의 의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공에 재미를 본 북한은 백령도에 직접 포격을 가해오면서 또 다른 의미에서 서해를 분쟁지대화함으로서 북핵폐기라는 주제를 향후 적어도 몇 개월간 더 확실하게 실종시키기 위함이다.
셋째, 서해상에서 한미 간 합동훈련이든 혹은 한국단독훈련이든 군사훈련 자체를 아예 시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북한의 의도는 사실상 중국의 은근한 비호를 받고 있는 내용이다. 북한의 군사적인 도발을 두려워해 한국군이 서해상에서 아예 군사훈련을 포기하는 경우 북한의 경비정과 경우에 따라서는 북한의 군함들이 수시로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면서 NLL무효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을 하면서 도발을 감행했다고 볼 수 있다.
넷째, 남한에서는 남남갈등 조장,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북정책을 궁지에 몰기를 기대하면서 해안포 도발을 감행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의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을 두고 미국 내 일부 여론은 '실패한 대북정책이며 그 원인은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표명되고 있다. 이러한 여론에 힘을 싣기 위해 북한은 초강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남한사회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 때문에 북한도발이 발생했다'는 일부 친북세력들 이적성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무력도발을 감행했다고 볼 수 있다.
교전수칙 조치 양보없이 이행을
마지막으로 그동안 새로 승계한 김정은 체제가 북한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징후들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외부적인 위기조성을 이용해 내부적인 단합을 꾀함은 북한정권의 전통적인 정치조작 수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정부는 천안함 피침 이후 한미 간 '2+2회담' 및 '제42회 안보협의회(SCM)' 등을 통해 합의된 내용대로 철저한 한미연합방어체제를 가동하면서 교전수칙에 따라 필요한 각종 조치들을 한 치의 양보 없이 철저히 이행해 목숨 걸고 우리의 영토ㆍ영해ㆍ영공ㆍ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