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 수도요금 인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 469㎞에 달하는 노후 상수도관을 2020년까지 전면 교체하기로 하면서 필요 재원 확보를 위해 수도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불거진 증세 논란으로 한발 물러나 있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원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11일 서울시청사에서 열린 아리수 급수환경 혁신대책 설명회에서 "서울시의 수도요금 현실화 비율은 92% 수준이고 올해 뚝도아리수정수센터를 완공하는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있지만 자체 경영 쇄신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안고 갈 생각"이라며 "적정 시점이 되면 요금을 얼마나 올려야 할지 따져 봐야 하겠지만 올해 요금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애초 서울시는 올해 상수도 요금을 10% 이상 올리는 방안을 검토했다. 톤당 570원 수준인 수도요금을 올해 70원 정도 인상할 예정이었다. 한 가정의 월평균 수돗물 이용량은 약 16톤으로 월평균 8,000원 정도인데 이 경우 수도요금이 1,000원 정도 더 오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연말정산 환급 부담이 늘어난데다 공공요금 인상까지 이어질 경우 서민들의 저항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요금 인상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요금을 동결하더라도 고도정수 수돗물 확대 사업은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공공이 관리하는 각 가정 계량기 밖의 상수도관은 전체 1만3,721㎞ 중 96.6%를 교체했으며 나머지 469㎞는 2018년까지 모두 바꾼다. 각 가정이나 건물 내 노후 상수도관은 보조금 지원을 확대해 시기를 2020년까지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노후 배관 교체 공사비의 50%를 지원하던 것을 앞으로는 8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17년까지 서울시내 1,345개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직결급수로 공급되는 아리수 음수대 2만2,398대를 설치하고 이 가운데 15곳은 라바 등 캐릭터를 활용해 친근하게 디자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