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비전 제시… '뉴삼성' 으로 확 바꿔

이건희 회장 서초동 사옥 출근 6개월
조직 개편·비리 척결 등 그룹 체질개선 진두지휘
임직원 애로사항 수렴 등 감성 경영 모습도 보여줘
애플 등 국내외 거센 견제 신성장동력 육성 등 과제


지난 4월 시작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출근 경영'이 6개월째를 맞았다. 이 회장은 6개월 동안 내부 혁신과 전격 인사 단행 등으로 삼성그룹 전반에 쇄신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등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재계는 이 회장이 반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비전을 제시하며 경영의 새 틀을 짜는 등 삼성의 방향타를 제시했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 19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4월2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첫 출근을 한 후 지금까지 총 30번 서초사옥에 나와 삼성그룹의 경영 전반을 다잡았다. 그동안 이 회장은 ▦비전제시 ▦비리척결 ▦조직개편 등 삼성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하며 '뉴삼성'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또 강도 높은 감사, 문책인사 등을 통한 채찍과 함께 사장단, 임원들과의 오찬 회동을 통해 경직된 임직원의 마음을 녹여주고 애로사항을 수렴하며 당근을 제시하는 등 감성 경영자의 모습도 함께 보여줬다. 특히 여성 임원을 상대로 한 오찬 자리에서는 '여성 역할론'을 강조하며 향후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승지원에서 보고를 받고 결재를 하며 은둔경영을 하던 이 회장이 반년 전 직접 삼성사옥에 나오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비리척결이다. 그는 삼성테크윈의 임직원 비리를 보고 받자마자 사장 경질과 함께 해당 임원에 대한 중징계를 내리며 조직 문화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회장은 당시 "삼성 전계열사에 부정부패가 만연했다"며 "삼성의 특유한 깨끗한 조직 문화가 훼손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이 회장은 또 각 계열사의 경영진단팀장 직급을 격상시키고 인원 확대와 완전한 별도조직화 등도 주문해 철저한 비리척결을 지시했다. 아울러 삼성테크윈의 산업용 공기 압축기와 삼성전자 스마트에어컨 6만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 소비자에 대한 무한 책임원칙을 환기시켰다. 이 회장은 또 "(애플의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은) 못이 튀어나오면 때리려는 원리다. 전자 회사가 아닌 회사까지도 삼성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 며 삼성 임직원의 정신무장을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 그는 미국과 일본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같이 해서는 안 된다. 더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하고 앞을 보고 달려가야 한다"고 강조해 다시 한번 그룹 전체적인 분위기 쇄신과 분발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 회장 앞에는 애플과의 특허 소송, '삼성타도'로 상징되는 국내외의 강도 높은 견제, 신성장동력 육성 등 많은 숙제가 놓여져 있다. 또 삼성카드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처분, 경영권 승계 등을 원만히 해결해야 하는 일도 중요하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말 한마디, 조치 하나하나가 그룹 전체적으로 긴장과 청렴ㆍ쇄신ㆍ독려 등 메시지를 전했다"며 "이 회장의 주 2회 출근만으로도 그룹 전체가 다시 중심을 잡고 앞으로 가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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