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로컬처'를 아시나요


우리나라 문화는 전 세계에 '한류'를 태동시킬 만큼 성장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관광객 수만 해도 1,200만명이다. 5년 만에 두 배로 급증한 셈이다. 그러나 이는 외형적 성장일 뿐이다. 지속적인 '한류'를 유지시켜줄 문화의 뿌리는 약하다. 지역별로 문화의 격차가 크며 문화 취약지역도 여전하다.

스위스는 지역이 중심이 된 '나프베르그란트(Napfbergland)연합'을 통해 문화 세일즈를 한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와인 루트는 지역의 문화와 자원이 결합된 사례이다. 전 세계 관광객들은 이곳에 들러 각 지역의 문화를 즐기며 관광을 한다. 문화선진국에서 보여주는 '스위스류(流)' ' 이탈리아류(流)'다. 지속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주민 화합의 장이다. 경제적 이익도 크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문화라 하면 대도시가 먼저 떠오른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걸음마 수준이다. 문화예술인력이 미스 매치되고 있으며 자생적 지역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부족하다.

뜻있는 20~30대 문화인들이 힘을 모아 '지역(local)'과 '문화(culture)'를 합한 의미의 '로컬처'를 구성했다.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재능기부로 지속적인 '한류'의 뿌리가 되는 지역 자생문화를 키워보고자 했다. 지난 20일에는 정부 '지역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경기도 양평군에서 개최된 '리버마켓'에 직접 참여해 출발의 신호탄을 올렸다.

'리버마켓'은 관광 기업의 도움 없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키워가는 우리에게 드문 주민문화축제다. '로컬처'가 추구하는 바와 일치한다. 직접 참여해 그들의 노하우를 배웠다. 이 배움의 결과는 지역문화융성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문화는 거창한 것도 멀리 있는 것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문화가 스며들 수 있는 기회와 사람·콘텐츠가 아쉬울 뿐이다. '로컬처'는 세계를 이끌어갈 '한류'의 뿌리를 심을 것이다. 지역문화를 담뿍 담은 '주민축제'를 보려고 장사진을 치는 해외관광객들을 꿈꿔본다. 실현될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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