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오너십과 기업경쟁력


미국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종교적 자유를 찾아온 이주민들의 개척정신과 근면한 노동이 있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근면성과 물질적 풍요라는 개념 사이에 강력한 인과관계를 부여해준 것은 다름 아닌 '주인의식', 즉 오너십이다. 개인의 재산권은 자연권에 해당하는 절대적 보호의 대상이라는 개척시대 재산권 보장의 기초 논리가 없었다면 미국 경제성장의 근간이 된 빠른 자본축적과 대규모 투자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의 경우에서도 보면, 지난 1953년 공동생산 공동분배를 위해 만들어졌던 인민공사가 파탄낸 중국 경제를 부활시킨 것은 바로 개인의 토지사용권을 인정한 1978년의 포산도호(包産到戶) 제도이다. 소유권의 보장을 통해 농민계층에서부터 형성된 오너십은 고착화된 사회주의 시스템하에서 그나마 중국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너십은 기업의 성공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 지난해 16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가 올해는 25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다고 한다. 주인이 없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의사결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너의 가장 큰 존재가치가 조직 내 중요 의사결정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데 있고, 이로부터 미래지향적 의사결정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하지만 오너십이 없는 기업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다. 어느 공기업은 창고에 부품 재고가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이 리베이트를 받기 위해 새로운 부품을 발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주인 없는 조직에서 개인의 사리사욕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오너경영의 부정적 효과를 초월하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오너십에 대한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소유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동운동과 이에 동조하는 정치권의 목표가 오너에 맞춰져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다. 노조의 요구사항을 가장 잘 들어주는 기업은 바로 주인이 없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오너십이 없고 자기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쉽게 타협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노조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경영진을 공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너에 문제가 있다면 개인의 반성과 사회의 견제를 통해 고쳐 나가면 된다. 하지만 오너십을 부정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