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을 사실상 끝낸 뒤 김한수 우리측 대표는 4차 협상 때 상품양허 수준을 놓고 한미 FTA 양허수준과 비교하기로 하면서 “4차 협상에서 상품양허에 대한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체협상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면 6차 협상 정도에 타결될 수 있겠지만 추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늘 협상의 주요 성과는.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미술품의 추급권을 FTA에서 규율로 정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추가 규율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하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협정에서 빼기로 했다. 우리가 15년을 인정하는 디자인 보호기간을 EU 측은 25년으로 주장했으나 이를 철회했다. 공연보상청구권은 양쪽의 이견이 많아 상대방 제도를 확인한 뒤 결과를 보기로 했다.
-서비스ㆍ투자협상 진척도는.
▦확인작업 진도와 요구목록에 대한 반응을 보면 5차 협상 정도면 수정 양허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와 달리 한ㆍEU FTA에서는 서비스 협정과 양허안의 적용범위를 EU 회원국은 물론 기초자치단체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상품양허안을 놓고 수석대표급 절충을 벌였는데 결과는.
▦한미 FTA 기준으로 우리가 미국에 준 것보다 EU에 불리하게 제시한 것, EU는 미국에서 한국에 준 것보다 한국에 더 불리하게 돼 있는 것을 산업별ㆍ업종별로 4차 때 브리핑하기로 했다. 추가로 움직일 여지가 있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격차를 좁혀나가기로 합의했다.
-상품양허안은 5차 때 합의를 볼 수 있나.
▦더 갈 수도 있다. 그러나 4차에서는 어렵다.
-한미 FTA는 8차까지 갔는데 EU는 언제까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예상대로 6차 정도에서 종결할 수 있나.
▦6차 정도에 끝내려면 전정부적인 관심과 융통성이 필요하다. 미국은 무역촉진권한(TPA)에 따른 시효가 있었지만 EU는 그런 것이 없다. 서로 꼭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정치적 리더십, 의지를 갖고 협상단도 최선을 다하면 그렇게 되겠지만 추측하기 어렵다.
-3차 협상을 조기타결의 시금석으로 삼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 관점에서 보면 상품양허에서 차질이 생겼다. 상품 부문에서 접근방법에 합의를 도출한 만큼 조기 타결이 물 건너가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다.
-EU가 상품양허안에 대해 강하게 나올 거라고 생각 못했나.
▦EU 쪽에서 한미 수준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