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융합의 혁신이 요구되는 건설산업


건설수요를 유발하는 거시 지표는 인구 성장률, 도시화율, 그리고 경제성장률이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의 인구 성장률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대로 도시화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경제성장률 역시 활발한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러한 지표를 감안한다면 현재 국내 건설시장의 침체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물론 새로운 건설수요도 있다. 최근엔 시대적 관심이 무엇을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는 환경을 보호하고 기존의 것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데 쏠려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불황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글로벌ㆍ친환경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초점을 맞춰 외형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새로 짓는 것만이 최상의 가치가 되는 시대를 살아온 탓일까. 새롭게 부각되는 시장은 아직 반응이 미온적이다.

융합을 통한 혁신으로 건설산업의 질적 변화를 도모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불어 넘나듬'으로 표현할 수 있는 융합은 혁신과 신시장 창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또 단순 하드웨어만이 아닌 소프트웨어, 그리고 인력의 복합적 융합이 필요하다. 현재의 기술에 새로운 시각과 역량, 또 새로운 기술이 더해져야 근본적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인력의 실질적인 융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건설산업은 기업에서 업무 간 학제 간 경계가 심한 대표적 업종이다. 현재 건설업체의 건축ㆍ토목ㆍ플랜트 부문을 보면 학제를 넘나드는 인력의 교류가 어려운 관리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 이러한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관련 부문의 순혈주의는 여전하다. 전공으로만 인력을 구분하는 것이 아닌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해 인력을 양성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조직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어려울 때일수록 새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훗날을 대비해 노력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동안 건설산업은 성장 시대와 함께 해왔기 때문에 체계적인 연구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더 큰 성장을 위해 타 산업과의 융합, 프로세스의 통합, 그리고 산업 내의 조각난 전문성을 융합하는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은 건설산업 종사자 모두에게 힘든 시기이지만 변화와 혁신을 통한 결과물은 생각보다 빨리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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