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 7월 22일] <1755> 세계일주 단독비행


1933년 7월22일, 뉴욕 플로이드베넷 공항. 한밤중에 군중 5만여명이 몰려들었다. 와일리 포스트(Wiley Postㆍ당시 35세)의 단독 세계일주 비행이 성공하는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이윽고 밤11시50분,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온 비행기 ‘위니 매(Winnie Mae)’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급유와 짧은 수면을 위해 베를린 등 11개 도시를 들렀던 그의 비행시간은 7일 18시간40분. 2년 전 동료와 함께 조종간을 잡았던 최초의 세계일주 비행(1931년) 기록보다 21시간 이상 빨랐다. 기록과 업적에 만족하지 않고 불과 2년 만에 단독일주까지 성공시킨 그는 뉴욕시가 국가적 영웅에게 베푸는 꽃종이 퍼레이드를 두 번째로 맛보는 기쁨을 누렸다. 포스트는 역경을 이겨낸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초등학교 3년 중퇴에 전과기록도 갖고 있는 애꾸눈의 단신(160㎝)…. 세상의 편견에도 창공을 날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서커스단에서 어깨너머로 조종술을 익힌 그는 항공사에 린드버그 이상의 흔적을 남겼다. ‘최초의 우주복 개발자’ ‘제트 기류 발견자’로도 기억된다. 단독일주에서 강한 바람이 밀어주고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 그는 1만m 이상의 고도에서도 견딜 수 있는 특수 비행복을 개발해 고공비행 실험을 반복하던 중 1935년 비행기 사고로 알래스카 상공에서 목숨을 잃었다. 37세 한창 나이에 죽었지만 그의 이름은 미국 최북단에 위치한 와일리포스트윌로저스 공항에 살아 있다. 포스트가 증명하려 애썼던 강한 바람은 10년 세월이 흘러 2차 대전 말엽에 이르러서야 ‘제트기류’로 밝혀졌다.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 여객기가 제 속도보다 빠르게 날면서도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도 포스트가 찾아낸 제트기류 덕분이다. /권홍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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