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역업계는 수출시장 호황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수출 텃밭인 북미와 동남아 지역은 물론 중국ㆍ남미 지역 등 신흥시장에서의 수출 및 신규사업 수주 호조로 종합상사들은 수지맞는 장사를 할 수 있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올 순이익이 1,400억원에 달해 대우그룹사태 이후 최고의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현대종합상사는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경사를 맞았다. 올 4ㆍ4분기까지 누적매출이 1조4,034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0%나 늘었고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92억원과 336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ㆍ4분기부터 최근까지 5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SK네트웍스도 올 매출이 4,5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신규 캐시카우 발굴 열기 ‘후끈’=종합상사들은 이 같은 호황을 발판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가속도를 붙였다. 국내 주요기업들이 상사를 거치지 않고 대부분 직접 수출을 하고 있는 추세에서 그룹의 수출창구 역할로는 중장기적인 성장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현대종합상사는 올들어 잇따라 제조업 진출을 시도해 세간의 이목을 모았다. 지난달 말에는 조선업 진출을 위해 중국의 칭다오링산조선소(靑島靈山船業股扮有限公司)를 합작방식으로 인수, 향후 5년 내에 연매출 2,400억원대의 중소형 선박제조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최근에는 디지털가전사업의 강화를 위해 영국 런던에 PDP TV 제조공장을 독자적으로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제조업 기반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2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해외 인터넷전화사업을 위한 별정통신업과 전기통신ㆍ정보통신사업을 정관상의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또 CD-R, DVD-R 등 광저장매체 관련 독자 브랜드인 ‘플레오맥스(pleomax)’를 출범시켜 독일ㆍ인도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러시아에서도 제품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LG상사는 중국에서의 종합물류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급증함에 따라 적기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물류시스템에 대한 요구도 함께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무역중개업은 제조업체와 윈윈 전략=종합상사들이 본업인 무역중개업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특히 올해에는 일반 기업이 뚫지 못한 계약을 종합상사가 파트너로 뛰어들어 성사시키는 일이 많았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이 최근 쌍용차의 이란 모라타브사에 수출계약을 성공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출규모 1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이 계약은 현지 거래선에 밝은 대우인터내셔널이 주선해 성공할 수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합상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제조사의 판매망 구축비용을 절감시켜주고 제조사는 종합상사에 수출중개상품을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쌓음으로써 윈윈하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며 “종합상사들이 업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수출산파로서의 역할은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