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 재계약 가구의 추가 부담액은 32만원으로 추산됐다. 대구는 45만7,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수도권에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한 가구는 추가 부담액이 70만원이나 돼 전세 유지보다 2배 이상 들었다.
10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전세 가격 상승 원인 진단'에 따르면 2년 만에 전세 재계약을 하는 가구가 전세 가격 상승으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계산한 뒤 이를 대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같이 나타났다. 올해 전국 평균 전세 가격은 9,300만원으로 2년 전보다 720만원 늘었다. 여기에 평균 대출이자율 4.4%를 곱하면 추가부담액은 32만원이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71만원보다 줄어든 수치인데 이는 전세 가격 상승률이 2011년보다 낮고 금리도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45만7,000원으로 추가 부담액이 가장 비쌌고 △서울 39만5,000원 △울산 37만7,000원 △광주 31만3,000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대전(6만3,000원), 전남(10만6,000원)은 낮았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 가구의 추가 부담액이 60만원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세입자의 부담은 더 컸다. 전국 평균 월세이율은 9.8%(연리 환산 기준)로 대출이자율보다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전세·월세·월세전환가구 통계가 모두 집계될 수 있는 수도권을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월세전환가구는 전세(31만1,000원)와 월세(21만2,000원)보다 2~3배 이상 많은 70만3,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내년 이후에도 전세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의 월세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공급은 내년에 다소 늘지만 공급 부족을 해소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전세 가격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할 수 있지만 상승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주택 가격 상승률을 물가상승률 이내로 유지하고 주택임대관리업 활성화 등을 통해 월세이율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