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지구촌 뉴스메이커] 부시 美대통령

테러대응 명분 세계를 좌지우지뉴 밀레니엄 첫해가 저물어간다. 희망으로 시작했던 한 해가 우울한 세모로 끝날 것같다. 신사년 올해도 세계는 여느해 만큼 길흉이 이어졌지만 지구촌 전체가 글로벌화의 역풍에 휩싸이며 동시불황이라는 전혀 새로운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9.11테러와 대테러와의 전쟁에 세계는 뒤뚱거리는 상황이다. 올해 지구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뉴스메이커를 10회에 걸쳐 선정, 올 한 해를 정리해본다. ▣ 부시 美 대통령 '텍사스 카우보이에서 백악관 주인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미국판 귀공자. 테러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로 전세계에 '테러와의 한판대결-뉴워(New War)'를 선포하며 지구촌전체를 긴장상태로 이끌고 있는 저돌적이고 다소 독선적인 미국 정치지도자. 아버지의 후광으로 팍스 아메리카나의 영광을 고스란히 챙긴 운좋은 사나이.' 재투표라는 우여곡절끝에 제43대 대통령에 당선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엇갈린다. 9.11테러이후 하루라도 편안한 날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그지만 최근에는 절대적인 국민지지를 받고 있는 지구촌 최대의 뉴스메이커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부시 대통령의 취임 한해는 테러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전시지도자로 보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의 정치적 능력을 의심하던 세계 사람들은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사건, 9.11 테러와 아프간전쟁을 거치면서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강성지도자로 그를 평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월말 제임스 제퍼즈 상원의원이 공화당을 탈당함으로써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됐지만 9.11 테러 대참사를 계기로 범국민적, 초당적 지지를 이끌어 낸 정치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취임 6개월 만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7%에 머물렀던 지지율이 최근에는 90% 이상을 웃도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부시 대통령이 팍스아메리카를 구가하며 세계적인 정치지도자로 길이 남느냐 유일강대국의 허세를 과시하는 오만한 카우보이로 끝나느냐는 앞으로 그의 행보에 달려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부친인 부시 전(前) 대통령이 91년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며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대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경제 침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재선에 실패한 사실을 들어 그도 아버지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가 취임 1년 동안 쌓아놓은 공고한 정치적 기반을 바탕으로 3년 후 최대 정치 목표인 재선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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