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쇼핑하기 겁나요

카드 개인정보 유출에 놀란 소비자
주민번호 등 입력 불신… 인터넷·모바일 결제 꺼려
카드사 "타격 크다" 고민


# 온라인 쇼핑을 즐겨 하는 김귀남(44)씨는 최근 일어난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인터넷 쇼핑몰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 카드 결제시 카드번호뿐 아니라 유효기간 등 다양한 정보를 적어내는 것이 영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카드와 관련된 내 정보를 입력하면 인터넷상에 둥둥 떠다닐 것만 같아 카드 재발급 뒤부터 온라인 결제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혜택이 다양해 모바일카드로 쇼핑몰에서 옷가지를 많이 구매했던 장민석(29)씨도 최근 휴대폰 쇼핑을 멈췄다. 최근 언론에서 쉽게 개인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경각심 때문에라도 카드 사용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마침 실물 카드 재발급에 따라 모바일카드를 새로 내려받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안전결제ISP 인증까지 다시 기입하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1억건이 넘는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결제까지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카드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자신의 카드 정보를 온라인에서 입력하는 것 자체가 정보유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한 고객들이 온라인 결제를 줄이고 있다.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 때 가입한 적이 없다고 여겼던 카드사의 정보까지 빠져나갔다는 충격 때문에 자신의 정보를 기입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진 탓이다.

은행계 카드사의 한 부사장은 "정보유출 사태가 일어난 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거래에 대해 고객들이 정보입력을 못마땅해 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결제액이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띠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결제는 주로 안심클릭·안전결제ISP 등을 통해 이뤄진다. 안심클릭은 고객의 카드번호를 입력하고 공인인증서 인증을 통해 구매가 성사되게 하는 방식이며 안전결제ISP는 카드번호와 비밀번호·CVC·유효기간 등을 사전 기입해두고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 온라인상에서 사실상 개별 고객의 카드정보를 전부 입력해야만 하는 셈이다.

정보유출로 카드 재발급·해지·탈회하는 고객들이 급격히 늘어난 점도 온라인 결제 감소의 원인이다.

카드 재발급시 안전결제ISP 인증을 위해 정보 기입을 새로 해야 하는데다 온라인 결제가 주인 모바일카드 또한 실물 카드와 별개로 재발급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6시 기준 국민·농협·롯데카드의 누적 해지 및 탈회 수는 각각 242만3,000건, 88만6,000건이며 재발급 수는 406만건이다.

B카드사 거래승인취급 담당자는 "국민·농협·롯데카드의 경우 1월 한 달간 카드 재발급과 해지·탈회 등이 이어져서 타 카드사에 비해 온라인 결제 부문에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면서 "영업정지 이슈가 있지만 세 카드사가 기존 거래고객에 대한 실적 유치가 절실한 만큼 이 같은 흐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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