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고는 이미 지나친 수준이며 더 이상의 증가는 이 지역 경제에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23일 경고했다.
IMF의 리서치 담당 부총재인 데이비드 로빈슨은 “과도한 외환보유고는 정부의 통화량 조절을 어렵게 하고 이는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02년 말 현재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외환보유고는 총 1조5,000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세계 전체 외환보유고의 6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고가 흘러 넘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자국 통화가치의 평가절상 압력을 막기 위해 추가 달러 매입에 나서고 있어 과다 외환보유에 따른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과 같이 달러가 아시아 주요국 통화에 급격한 약세를 보이는 경우에는 더욱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외환을 비축할 당시에 비해 상당한 평가 손을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로빈슨은 “최근 아시아 각국의 과다 외환보유는 기본적으로 아시아 경제의 지나친 대미 수출 의존도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내수를 촉진시켜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