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오는 14일 예정된 방미 일정 중 이뤄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 준비로 분주하다.
회동이 성사된다면 미국 현직 대통령을 면담하는 첫 야당 대선 후보가 된다는 성과를 거두게 돼 오는 12월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회동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이 후보 측의 긴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가 특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은 회동 의제다. 그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 남성욱ㆍ현인택 고려대 교수와 김우상 연세대 교수 등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앞서 주말에도 정책자문교수단과 잇단 회의를 갖고 방미기간 내놓을 메시지와 백악관에 전할 의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회동에 대해 양국 외교 라인이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후보 측 부담도 커지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두 사람의 만남은 외교 채널을 통한 교섭 대상이 아니다”면서도 “대선 후보가 외국을 방문할 경우 의전과 예우는 대외담당부처(외교부)가 조정해야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후보 등은 미측에 회동 취소를 요구하는 등 미국의 정치 중립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미측이 면담을 전격 취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도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국 정부가 회동을 취소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백악관 측으로부터 면담 일정을 통보받았으며 이후 일정에 대한 변경 통보는 받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의 다른 측근도 “부시 대통령 면담만이 방미 목표가 아닌 만큼 4강 외교 일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