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모두 '빙하기'

'마이너스 고용' 확실시
"올 성장률 1%도 안된다"… KDI, 0.7% 전망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마이너스 고용’을 예고했다. 경제성장률이 1%에도 못 미치는 사실상의 제자리걸음에 그쳐 신규 고용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KDI는 21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7%로 대폭 깎아내렸다.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3.3%에 비하면 2.6%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민간소비는 ‘제로 성장’, 총수출은 전년 대비 4.2% 줄어드는 등 내수와 수출 모두 ‘빙하기’가 예고됐다. ◇1ㆍ4분기 저점…하반기 완만한 개선 기대=상반기 지표는 최악이다. 경제성장률은 -2.6%,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각각 -3.2%와 -15.2%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보다 심각한 세계경기 위축으로 수출과 수입은 각각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증가율이 예상됐다. 김현욱 KDI 연구위원은 “올 1ㆍ4분기가 저점이지만 2ㆍ4분기에도 별다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모든 지표가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경제성장률도 3.8%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기의 충격이 완화되면서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그동안의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는 것도 이때부터다. 다만 이것이 경기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 연구위원은 “지표 개선은 지난해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며 “하반기 경기는 급락에서 벗어나는 수준의 완만한 개선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일자리 ‘마이너스 10만’=고용과 직결되는 소비와 투자 여건이 악화하면서 올해 신규 일자리 창출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총소비는 그나마 전년비 1.6%의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지만 설비투자(-7.7%)와 건설투자(2.7%)를 포함한 총고정투자가 전년비 -1.6%에 그치면서 올해 취업자 수는 연간으로도 순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KDI는 내다봤다. 김희삼 KDI 연구위원은 “상반기에는 10만명에 달하는 고용감소가 예상되며 3ㆍ4분기까지도 마이너스 고용이 이어질 것”이라며 “4ㆍ4분기에 플러스 전환하면서 연간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1만명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환위기 때와 달리 인위적 구조조정보다 일자리 나누기가 확산되고 있고, 정부의 고용대책이 어느 정도 충격을 완화하면서 대규모 마이너스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실은행 공적자금 투입 준비해야=국제 원유와 원자재 가격 하락, 경기침체에 따른 수입 감소로 경상수지는 136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흑자가 예상됐다.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환율 안정효과는 외환시장 불안정성을 덜어줘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가능하게 한다. KDI는 이 같은 정책여력을 활용, 정부가 당분간 확정적 거시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부실이 심한 기업에 대해 적극적 구조조정을 펼치는 한편 이를 감당하기 위한 금융기관의 자본확충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경기침체 장기화로 은행부실이 급증할 경우에 대비, 부실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재원은 사전에 국회의 동의를 얻어 확보해두는 등 유사시를 위한 비상계획을 마련해둘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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