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한국호, 흑룡처럼 비상하자" 땅·바다·하늘에서 24시간 구슬땀

■ 새해 첫날… 휴일도 잊은 산업현장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인 OZ3931편이 1일 새벽1시40분 일본 및 미국, 국내 화물 등 100여톤을 싣고 방콕과 싱가포르로 출발하며 새해 첫 수출의 하늘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31일 인천공항 아시아나 화물청사에서 아시아나항공 OZ3931편에 수출화물이 실리고 있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1년 365일 24시간 풀가동되는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 이곳에서는 휴일 없이 오가는 수출입 화물 관리로 숨 돌릴 틈이 없다. 화물 탑재 및 조업사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로드마스터' 박상욱 대한항공 과장은 지난해 12월31일 출근, 새해 첫 화물기에 실리는 화물을 담당했다. 대한항공 화물기는 박 과장의 손을 거쳐 1일 새벽2시25분 중국 상하이로 출발한 KE335편을 시작으로 올해도 전세계를 누비게 된다. 박 과장은 "2012년에는 우리 경제가 더욱 성장해 더 많은 항공화물을 수송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을 꿈꾸는 한국 기업들의 산업현장은 새해에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우리 무역이 지난해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일등공신이었던 항공ㆍ해운업계는 1일에도 화물을 나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전자ㆍ철강ㆍ정유ㆍ화학ㆍ섬유업계의 생산공장에도 멈춤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해외에 진출한 산업역군들은 새해에 평상시보다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해운업계는 이날도 무역강국을 뒷받침하는 본연의 역할을 했다. 컨테이너선 승선경력 15년째인 김현선 한진코리아호 선장은 올해 배 위에서 새해를 맞았다. 한진코리아호는 이날 홍콩항에 접안해 화물을 싣고 내린 후 다시 북유럽을 향하게 된다. 김 선장은 "올해는 가족들과 함께 새해를 맞지 못하지만 드넓은 바다에서 회사와 국가의 발전을 위해 땀 흘리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은 3교대 24시간 근무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한시라도 생산라인을 중단하면 주문물량을 맞추지 못할 수 있으므로 24시간 상시가동 체제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들은 고로 가동을 멈출 수 없어 연말연시 휴일에도 교대근무를 실시한다. SK에너지 울산공장도 휴무 없이 돌아간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정유ㆍ석유화학 설비는 24시간, 365일 내내 가동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의 폴리에스테르 원사 주력생산 공장인 구미공장은 에어로웜 등 주요 제품의 연말연시 수요 증가로 쉴 새 없이 운영되고 있다. 신년 첫날에도 출근한 구미공장 생산1팀의 홍춘기 차장은 "연초 제품의 납기가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제품생산 일정과 품질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새해를 잊은 산업현장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대우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봉제법인의 공병선 법인장은 "2012년 봄여름 시즌 블라우스 생산을 위해 바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며 "2일에도 H&M 등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에 납품하기 위한 선적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태국 북부 수코타이에 위치한 GS칼텍스의 L10/L11 유전광구 개발을 위해 프로덕션매니저로 파견된 이재혁 차장은 2012년 '흑룡의 해'를 맞아 광구에서 검은 원유가 흑룡처럼 솟구쳐 오르기를 꿈꾸며 새해 아침을 맞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우디 JERP4 현장은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는 한여름과 다를 바 없는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최영진 삼성엔지니어링 차장은 "우리 손으로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최고의 품질로 완성되고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멀리서나마 가족과 동료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사나 사이다('해피 뉴이어'라는 뜻의 아랍어)!"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