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삼성정밀화학이 각각 2차전지·정밀화학 사업 분야를 주고받는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그룹이 마지막 남은 화학 계열사에 메스를 대면서 향후 계열사 추가 매각 등 그룹 사업구도에도 변화가 뒤따를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28일 2차전지 소재사업을 삼성SDI로 양도한다고 밝혔다. 관련 인력과 생산설비, 2차전지 양극활물질 생산을 위해 설립한 합작사 STM 지분(58%) 등이 통째로 삼성SDI에 넘어간다. 매각대금은 총 187억원이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두 회사가 나눠 가졌던 2차전지 소재와 배터리 사업을 삼성SDI로 통합시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의도로 이뤄졌다. 삼성SDI 측은 "세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소재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삼성정밀화학의 배터리 소재 사업을 넘겨받는 대신 그동안 보유해온 삼성BP화학 지분 전량인 29.2%(819억원)를 삼성정밀화학에 매각한다. 삼성BP화학은 삼성정밀화학과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합작 설립한 회사로 이번 매각에 따라 삼성정밀화학은 삼성BP화학 지분을 49%로 늘리게 됐다. 지분확대를 통해 고부가 정밀화학 분야의 사업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정밀화학은 이번 사업재편과 함께 자사 전지소재연구소가 입주해 있던 경기도 수원 전자소재연구단지 건물을 삼성전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대금 953억원은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투자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이 지난해 한화에 화학 사업 일부를 매각한 후 나머지 화학 계열사를 추가 정리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