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개발 등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일부 민간 출자사들이 사업 청산 후 돌려받게 될 자산을 담보로 긴급 자금을 수혈하자는 방안을 코레일에 제안했다. 현 상태로는 사업을 더 끌고 갈 자금이 바닥난 상태에서 ‘사업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경우 돌려받게 될 돈을 담보로라도 추가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28일 사업무산 시 드림허브가 돌려받는 미래 청산 자산 잔여분 3,000여억원을 담보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를 발행해 자금을 긴급 조달하자는 안건을 드림허브 이사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용산역세권개발은 ABCP 발행에 필요한 자금 반환확약서를 제공해 줄 것을 코레일에 요청할 계획이다.

드림허브는 지금까지 코레일로부터 토지를 되돌려 받을 때 반환되는 자금을 담보로 금융권에 대출을 받아 토지대금을 납부해왔다. 이에 따라 드림허브는 지금까지 7번에 걸쳐 총 2조9,271억원의 토지대금을 납부했다.

이 중 드림허브 기초자본금으로 납부한 계약금(7,585억원)을 제외한 2조1,686억원 중 2조1,490억원은 이미 코레일의 반환확약을 통해 담보로 잡혀 있다. 또 사업 기간이자(토지를 매각한 시점과 돌려받는 기간에 생기는 이자) 5,555억원 중에서도 2,678억원이 담보로 제공됐다.

드림허브가 이번 ABCP 발행의 담보로 사용할 자산은 지금까지 낸 토지대금 중 이미 반환확약을 통해 담보로 잡힌 금액을 뺀 토지대금 잔여금 196억원과 기간이자 잔여금 2,877억원 등 총 3,073억원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용산역세권개발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코레일로 넘어왔다는 분석이다. 코레일이 일부 민간출자사가 요구한 자금조달 방식에 동의해 반환확약서를 제공한다면 부도라는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레일로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사업성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제안에 쉽게 동의할 지는 불투명하다.

코레일 관계자는 “아직 금융권의 담보로 잡히지 않은 잔여분 3,000억원은 지난해 선투입한 랜드마크 빌딩 매입금 4,100억원의 보험과 같은 자금”이라며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논의한 뒤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