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선을 전후로 횡보하던 현대건설[000720] 주가가 현대아산 김윤규 부회장의 인수 희망 발언으로 급등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은 오후 2시15분 현재 전일대비 9.76% 급등한 2만2천400원에 거래되며 약세장에서 돋보이고 있다.
이달들어 2만원선에 머물렀던 현대건설 주가가 급등한 것은 현대아산 김윤규 부회장이 인수 의사를 밝힌데 따른 것.
김 부회장은 전날 사견임을 전제로 현대건설이 현대아산과 합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자금은 1조5천억원에 이르는 대북사업권의 일부를 팔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김 부회장의 발언에 대해 현대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인수 여부를 검토한적이 없으며 , 그럴만한 자금 여력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증시에서는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화증권은 "과거 여러차례 인수의사를 밝혔을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현대건설의 시가총액, 자산규모 등을 감안할 때 현대아산이중요한 인수 후보기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해외 수주 호조, 높은 현금 보유 잔고, 해외공사 원가율 개선 등 펀더멘털호전 외에 현대건설의 M&A 추진이 진행될 경우 현대건설 주가는 급등도 가능할 것이라는게 한화증권의 전망이다.
대우증권도 "고유가 지속으로 현대건설의 중동지역 수주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가운데 현대아산의 인수 의사표시로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대한 인수자금 등을 감안하면 현대아산에 의한 현대건설 인수가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 우세하다.
현재 시가총액만 2조5천억원이 넘는 회사의 지분을 50%만 인수한다 하더라도, 1조2천억원 이상이 필요하고,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최소 1조5천억원이상은 있어야한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또 김 부회장이 1조5천억원에 달하는 대북사업권 일부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대북사업 매각도 쉽지 않다.
김 부회장이 제시한 1조5천억원은 기반 시설과 북측에 지급한 관광대가를 포함한 금액. 따라서 투자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대북사업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박형진 연구원은 "이번 발언이 재료로서의 가치가 있는 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문제는 인수자금 조달 가능 여부"라면서 "다만 현재 펀더멘털 상으로도 2천원 가량은 더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