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민사소송법상의 「독촉절차」 제도가 활성화돼 유가증권·전세금 분쟁 등 금전 관련 민사분쟁은 법원에서 2주일 내에 처리가 결정된다.특히 채권자는 법원에 출두하지 않아도 되고 법원의 결정에 이의신청이 없을 경우 이 결정은 대법원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돼 금전분쟁이 신속히 해결되는 것과 함께 경비 또한 대폭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은 23일 금전채권에 관한 민사분쟁을 신속하고도 간편하게 해결할 수있도록 독촉절차를 개선, 오는 12월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우선 전국법원에 독촉전담 법관을 배치, 24시간 내에 신청을 처리하고 독촉신청 수수료도 대폭 내리기로 했다.
독촉절차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건은 금전과 관련된 모든 사건이며 독촉사건을 이용할 경우 일반 민사소송에 비해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 부동산값 하락으로 폭증하고 있는 건물 임대차분쟁 당사자들과 금융기관들이 독촉절차를 많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촉절차 신청시 채권자는 지급명령을 신청할 때 일반소송의 2분의1에 해당하는 수수료와 당사자 1인당 4,520원의 송달료만 납부하면 된다.
그동안 채권자가 독촉사건을 신청, 법원이 채무자에게 「돈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서를 보냈으나 채무자가 이를 받지 못해 일반 민사소송으로 넘어갈 경우 독촉신청에 들어간 비용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일반 민사소송으로 넘어가더라도 독촉신청으로 들어간 비용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일반소송에서 들어간 비용과의 차액만 납부토록 하는 한편 채권자가 법정에 출두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채무자가 법원으로부터 「돈을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을 받고도 이의신청을 하지 않은 채 2주일이 지났을 때에는 지급명령이 확정된다. 채권자는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38만7,892명이 독촉절차를 신청했으나 이의신청을 한 사람은 4.5%인 1만8,039명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촉절차=소송절차·조정절차와 함께 법원이 개입하는 주요 민사분쟁 해결절차 중 하나로 채권자가 제출한 서류만을 근거로 법원이 심사해 지급명령을 내려 채권분쟁을 신속하게 해주는 제도다. 지급명령을 받은 사람이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일반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채무자가 주장하고 있는 채권금액에 대해 채무자의 이의가 없는 경우 주로 이용된다. 【윤종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