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벌써 선거후 정계변화 촉각

5·31 지방선거 D-4
反한나라 전선 중심 정당간 '합종연횡' 염두
정동영 의장 '민주개혁 대연합론' 애드벌룬
與지도부 진퇴 '뜨거운 감자' …분당 가능성도

이재오(가운데)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6일 제주시 동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현명관 제주지사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정동영(왼쪽) 열린우리당 의장이 26일 경기도 오산역 앞에서 행인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신상순기자

우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피습 사건 이후 판세가 급격히 기울면서 여당의 참패는 불 보듯 뻔한 상황.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대선정국으로 접어들 것을 감안하면 반(反)한나라당 전선을 중심으로 정당간 ‘합종연횡’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각종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고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각 계파의 촉각도 선거 후 흐름에 맞춰지고 있다. ◇‘대연합론’부상=정동영 의장은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의‘선거 후 민주개혁 대연합’발언에 대해,“원론을 강조한 것”이라면서도 “정권이 다시 수구ㆍ보수적 정권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연합의 틀을 만드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정계 개편 가능성을 거듭 제기하면서 고건 전 총리에게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우리당-민주당-고 전 총리’의 ‘3자 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선거 후 불거질 책임론을 비껴가면서 정계 개편 과정의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 후 위기에 처한 민주 세력들이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큰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민주당은 “없어질 당과의 통합은 있을 수 없다”며 민주개혁 세력 대연합 주장을 일축했고 고 전 총리측도 정 의장과는‘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지도부 진퇴 ‘뜨거운 감자’=선거 후 정 의장을 비롯한 현 지도부 진퇴를 두고 각 계파간 치열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당 내에선‘지도부 일괄사퇴-재신임 절차-(재신임 거부시)비대위 구성-새 지도부 선출’이라는 통상적인 위기관리 공식이 재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재신임 여부. 대연합론을 꺼내 든 정 의장은 위기국면을 정면돌파 하려고 시도하겠지만 김근태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재야파와 의정연ㆍ참정연 등 친노 세력이 어떤 식의 반응을 보일 지가 미지수다. 겉으로 표면화되지 않고 있지만 대선정국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여당 내 대권 주자들간의 경쟁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분열’양상이 심화하면 분당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정치분석 전문가는 “대연합론 추진과정에서 여당이 먼저 분열하고 그 이후 민주당과 고 전 총리 세력 등이 가세하는 ‘헤쳐 모여식’ 개편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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