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드사 부수업무로 승부수

본업 일시불·할부 비중 줄이고 리스·팩토링 취급 확대

카드 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카드대출 금리 인하 등으로 입은 수익성 타격을 완충하기 위해 본업(일시불ㆍ할부) 아닌 제3의 길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3ㆍ4분기에 본업인 일시불ㆍ할부 등 신용판매보다 할부ㆍ리스사업, 팩토링 취급 등 '부수 업무' 쪽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할부리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3ㆍ4분기 삼성카드의 할부리스 사업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7% 성장했다.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 내에서 11.2%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카드 업계는 삼성카드의 총자산수익률(ROA)이 1.7%인 것을 감안할 때 2%대의 ROA를 창출하는 할부리스 사업 비중 증대가 삼성카드 수익성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2004년 독자 캐피털사였던 삼성캐피탈을 흡수ㆍ합병한 바 있다.

신한ㆍKB국민카드의 경우 대표적인 부대 업무인 '단말기 할부채권매입(팩토링) 사업'을 대거 확대하고 나섰다. 단말기 팩토링 사업은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할부채권을 사서 유동화시켜 돈을 버는 것을 일컫는다.

신한ㆍKB국민카드는 하나SK가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 때문에 취급하지 못하는 SK텔레콤 팩토링 할당량의 대부분이었던 약 6조2,453억원을 가져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SK카드는 팩토링 업무를 중단하기 직전인 지난해 9월 4조8,000억원 상당의 단말기 할부채권을 취급했었다.

신한카드는 3ㆍ4분기 팩토링 자산만 3조7,206억원 갖고 있다. 지난해 말(3조794억원)에 비해 20.82% 증가한 수치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올해 들어 취급액을 대폭 늘렸다. 3ㆍ4분기 팩토링 잔액은 2조5,247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2,154억원)에 비해 108%나 증가했다.

카드 업계는 2,000억원의 단말기 할부채권을 취급할 시 50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집계하고 있다. 두 카드사가 6조원가량 취급하는 것을 고려할 때 두 카드사가 1,500억원의 순이익을 얻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실제 팩토링 업무를 지난해 말 대비 100% 늘린 KB국민카드의 9월 말 영업실적 중 기타수익은 1,909억원으로 지난해 말(1,111억원)보다 71.83%나 상승했다.

이런 결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 타격을 입었지만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1~9월 누적 순이익이 각각 5,348억원, 3,157억원으로 규모만 따지면 카드업계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부수 업무 증대는 아니지만 해외결제 이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롯데카드의 3ㆍ4분기 해외회원이용금액은 3,813억원으로 지난해 말(3,581억원)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아울러 전업계 카드사임에도 불구하고 체크카드이용금액이 9월 말 6,636억원으로 지난해 말(6,764억원)의 98%를 이미 취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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