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현란한 액션으로 돌아온 뱀파이어 킬러

'블레이드3'



올 들어 국내 극장가엔 유난히 속편 외화들이 눈에 띈다. 꼭 1년여 전 개봉한 ‘반지의 제왕 3’를 비롯해 ‘킬빌’ ‘해리포터’ ‘스파이더맨’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이 모두 그렇다. 이들 대부분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15일 개봉하는 ‘블레이드 3’ 역시 철저히 속편의 공식에 충실한 영화다. 이렇다 할 내용의 포인트나 반전은 없지만 전편보다 훨씬 화려한 볼 거리로 관객들의 눈을 끌어 당긴다. 그만큼 단순하고 평이하기 때문에 전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영화를 보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 뱀파이어들은 낮에도 활동하는 흡혈귀의 왕이자 최강의 뱀파이어 ‘드레이크’를 살려낸다. 더욱 강력해진 뱀파이어들은 FBI에까지 손을 뻗쳤다. 그러나 위기에 빠진 블레이드 앞에 그의 절친한 친구 ‘휘슬러’의 딸 애비게일과 뱀파이어 사냥꾼 한니발이 나타난다. 블레이드는 힘을 얻어 ‘드레이크’와 치열한 한 판 전쟁을 펼친다. 등장 인물들의 눈부신 액션은 단연 영화의 백미다. 영화가 그리는 최첨단 시대배경을 비웃기라도 하듯 애비게일은 화려한 활 솜씨를 마음껏 뽐내고 블레이드는 총이 아닌 부메랑과 검으로 무장했다. 이들은 사무라이 무술에서 이종격투기까지 넘나들며 뻥과자 같은 할리우드 특유의 ‘머리비운 오락’을 충실히 그려낸다. 웨슬리 스나입스의 액션 스타답지 않은 출중한 연기력이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한편으론 액션 마니아가 아닌 일반 관객들이 영화를 즐기기엔 무리가 있다. 계속되는 강렬한 테크노 비트의 음악과 함께 촌음을 아껴가며 시시각각 바뀌는 현란한 화면은 관객들의 머리를 얼얼하게 만든다. 나이트 클럽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한 채 2시간 내내 손발이 묶인 듯한 답답함마저 느껴진다. 올 겨울 극장가를 휩쓸 애니메이션과 대작 영화들 속에 선보일 유일한 할리우드 액션 영화라는 점 이외엔 큰 의미는 없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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