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현동에 사는 김모(30)씨는 최근 디지털케이블TV를 통해 KBS드라마 채널의 ‘스타골든벨’을 보고 있었다. 남은 방송시간이 궁금해 프로그램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EPG(Electronic Program Guide)를 통해 알아보려고 했지만 헛수고였다. EPG에는 지금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 제목이 ‘강호동의 1박2일’로 돼 있는 데다가 방송 시작시간도 시청을 시작한 때와 달랐기 때문이었다. 디지털케이블TV의 EPG 내용과 실제 방송 프로그램이 달라 시청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EPG는 개별 채널에서 나가고 있는 프로그램의 정보와 프로그램 시작과 끝나는 시간, 앞으로 남은 방송시간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 디지털케이블TV 시청 중에 리모컨의 ‘OK’나 ‘메뉴’ 버튼 등을 누르면 화면 하단에 현재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의 제목과 방송시간이 나온다. 문제는 EPG의 설명과 실제 방송내용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KBS N, MBC플러스 같은 지상파 계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물론이고 CJ미디어나 온미디어 계열 채널도 EPG와 방송내용이 다른 경우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군소 PP는 더 심각하다. 특히 EPG가 광고시간과 맞지 않아 다음 프로그램의 광고가 나가고 있음에도 바로 앞에 방영된 프로그램의 설명을 내보내는 경우는 허다하다. 예를 들면 애니메이션 ‘짜장소녀 뿌까’ 관련 광고가 나가고 있는 상황에도 EPG에는 바로 전에 방송됐던 ‘도라에몽’이 현 방송프로그램이라고 소개되는 것이다. EPG는 양방향 서비스인 디지털방송의 핵심이다. 일차적으로는 프로그램 정보와 방송시간을 알려주지만 프로그램 검색과 개인영상녹화장치(PVR)의 기본자료가 된다. EPG와 방송 내용이 다르면 시청자는 검색서비스를 통해 엉뚱한 방송을 찾게 되고 향후 PVR이 도입돼 시청자가 예약녹화를 하려해도 원치 않는 프로그램을 녹화하게 된다. 이처럼 EPG가 방송내용과 다른 것은 PP의 잦은 편성 변경과 SO의 관리소홀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PP가 편성을 워낙 자주 바꾸고 바뀐 내용을 EPG 정보관리업체에 통보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위성DMB인 TU미디어는 EPG 정보에 대한 자체 교정 인력을 두고 이를 관리해 틀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