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간접투자시대] 황제펀드 속출... 투신권 축제분위기

지난 7일 주가가 대망의 1,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수익률 100% 펀드들이 줄을 이었다.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박현주펀드 1호는 지난6일 107.8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수익률 100%의 벽을 깼다. 지난해 12월 설정된지 불과 7개월만에 원금만큼의 수익을 낸 것이다. 특히 박현주펀드 1호는 뮤추얼펀드로는 처음으로 100% 고지에 올라서 뮤추얼펀드「선구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현주펀드 1호외에 박현주펀드 3호, 4호, 5호도 수익률 10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인해 자산운용의 귀재인 박현주(朴炫柱)사장의 주가도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朴사장은 짧은 기간동안 무더기로「2배 장사」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을 현장주의라는 한마디 말로 요약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들은 매일 1~2개 기업을 방문, 경영자 면담은 물론 경영계획도 듣는다. 직접 몸으로 뛰어봐야 그 기업의 가치를 알 수 있다는 朴사장의 지론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대한투신의 주식형펀드 수익율도 최근 두드러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지난 2월 동시에 발매한 아인슈타인주식 1호와 엑설런트주식 1호는 지난 8일 각각 101.47%와 100.4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황제펀드에 등극했다. 아인슈타인주식 1호와 엑설런트주식 1호가 수익률 100%를 달성한 것은 불과 157일만이며, 특히 올들어 설정된 주식형펀드로는 처음으로 100%대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한투신은 이에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윈윈주식 1호를 100% 수익율 펀드 반열에 올려놨다. 윈윈주식 1호는 지난해 9월 설정된 펀드로 9개월만에 투자원금을 2배로 늘렸다. 이밖에 지난 97년 10월에 설정된 꿈나무주식 1호와 리더스주식 1호도 각각 100%의 수익률을 달성, 지각생치고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투신운용의 바이코리아(BUY KOREA) 나폴레옹 1, 2호도 설정규모가 커 움직임이 둔할 것이라던 당초 우려를 깨고 선전하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주가 네자릿수 시대가 도래하고 증시 주변여건과 수급상황, 그리고 경제지표 등이 모두 파란불을 켜고 있어 앞으로 본격적인「펀드혁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수익률 100%도 이제는 점령해야 할「고지」라기 보다는 고수익률 달성을 위해 거쳐야 하는 하나의「과정」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반증이나 하듯 최근들어 수익률 100%를 달성한 주식형펀드와 뮤추얼펀드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타나고 있으며, 100%에 근접한 펀드들도 여기저기 널려있는 상태다. 특히 달성기간도 짧고, 상승율이 종합주가지수 상승율을 훨씬 앞서고 있다. 동원투신운용의 간판상품인 밸류 이채원 1호는 지난해 12월 설정된지 6개월여만인 지난 1일 수익률 100%를 넘어섰으며, LG투신운용의 트윈스챌린지와 서울투신운용의 플래티넘 1호 역시 설정된지 4~5개월만에 수익률 100%를 달성했다. 지난 8일 현재 137.8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투신의 한국21세기주식 1호는 같은 기간 주가상승율 88.34%를 훨씬 초과하는 성적을 내고 있으며, 현대투신운용의 현대정석 1·2호, 삼성투신운용의 삼성프라임, 삼성생명투신운용의 재규어03D1 등도 주가상승율을 훨씬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최근 시중자금이 주식형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로 몰리고 있는 것은 한자릿수 금리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고수익을 찾아 이동하기 때문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이들 상품이 그동안 내세운 모토인「안정적 고수익」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심화되고 있는 기관화장세는 이들 상품의 경쟁력 우위를 확실히 담보하는 원군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관화장세는 주식형펀드를 운용하는 투신사나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증권투자회사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취하는 전략을 그 어느때보다 잘 먹혀들게 하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증시 풍속도도 많이 달라졌다. 지난 89년과 94년 주가 1,000포인트 달성때는 직접투자에 나선 개미군단이 샴페인 축제를 주도했지만, 지난 7일 1,000포인트 달성때는 간접투자상품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떠뜨 렸다. 반면 직접투자에 나섰다가 별 재미를 못 본 투자자들은「기관잔치」를 부러움 반, 속쓰림 반으로 쳐다봐야 했다. 최근 장세가 기관들의 수익률 게임으로 치달으면서 이들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3개월전만 하더라도 투신사중 일부는 30% 이상의 수익률을 확보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등 안정적 수익확보에 주력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모두「GO GO」를 외치며 수익률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D투신사의 경우 지난 4월 당초 제시한 수익률 30%를 달성하자 투자자들에게 일일히 공문을 보내 수익률 상한가에 도전하자는 설득을 했고, 결국 2달후에 100% 수익률을 달성했다. 현재 기관간 수익률 게임은 투신사와 증권투자회사외에 은행이 참여하는 다자간 경쟁으로 확대·발전하고 있으며, 해외유수의 투자기관도 한국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이중 지난 4월 13일부터 판매된 은행의 단위형 금전신탁은 4월 5조4,100억원, 5월 3조500억원, 그리고 6월 1조5,000억원 등 발매 3개월만에 10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은행 관계자들은 최근 주식시장 활황세를 타고 신종적립신탁이나 저축성예금의 상당부분이 주식에 투자하는 단위형 금전신탁으로 이동하고 있어 단위형 금전신탁이「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국내 금융시장은 주식투자 보편화시대로 접어 들었다. 또한 안정적 고수익을 쫓는 자금이 지속 유입되는 한 기관화장세 역시 장기집권을 굳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신의 경우 악재로 인한 주가하락시 매수에 나서도 결국은 수익률을 내는, 일명 청개구리 전술도 먹혀 들어갈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기관매매에 적응하던가 아예 간접투자로 방향을 선회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정구영기자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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