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반도체' 고기능 껌 시장 불꽃

치주질환 예방…당귀 함유…
부가가치 높아 개발경쟁 치열…수출도 급증세 효자역 톡톡


반도체는 명실상부한 한국 수출의 대들보다. 손톱만한 반도체 칩 하나의 무게는 0.3g, 가격은 3달러이다. 1kg이면 무려 1,000만원대에 이른다. 제과업계에서도 반도체에 필적할 만한 수출효자 상품이 있다. ‘껌’이다. 껌이 반도체에 비견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부피가 작고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휘바껌의 매출은 약 1,200억원. 이를 40피트짜리 컨테이너 박스로 환산하면 약 200대분이다. 자일리톨 껌과 대형 버스를 컨테이너에 적재한다고 가정했을 때 고급형 대형 버스(6,000만~7,000만원) 한 대 공간에 자일리톨 껌(5,000원 기준)은 10배인 약 6억2,400만원어치를 실을 수 있다. 다른 제과상품과 비교할 때 껌의 부가가치는 더욱 두드러진다. 롯데제과의 ‘꼬깔콘(500원)’은 20개들이 한 상자 가격이 1만원에 불과하지만 24개를 담을 수 있는 자일리톨 껌 한 상자의 값은 12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제과업계는 다양한 기능성을 지닌 신제품 개발 및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매달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껌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제과는 ‘키오스 매스틱’ 성분이 함유돼 충치와 치주질환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토털 투스케어 개념의 ‘자이리톨 알파프로젝트’를 최근 출시했다. 롯데제과의 한 관계자는 “치주질환 예방이라는 획기적인 콘셉트로 개발한 야심작”이라며 “자일리톨을 월 100억원어치 판매하는데 신제품으로 월 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제과도 이날 30~40대 남성층을 타깃으로 기존의 자일리톨 껌에 목에 좋은 감초ㆍ당귀 등의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껌을 내놓았다. 해태제과 역시 오는 5월 출시를 목표로 껌 신제품 개발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수출도 해마다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롯데제과가 해외 시장에서 거둔 영업실적은 총 2억2,000만달러. 그중 껌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전세계 70여개국으로 수출하는 롯데껌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자일리톨 껌 매출이 지난 2003년 160억원, 2004년 350억원, 2005년 75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온 역시 지난해 해외 매출액 2억4,000만달러 가운데 ‘초코파이’의 비중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껌의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제과업계는 인도ㆍ필리핀ㆍ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롯데제과가 지난해 말 미국 허시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도 이 회사의 유통망을 통해 미국 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자일리톨 껌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앞으로는 포스트 자일리톨 껌 시장을 둘러싼 제과업계의 경쟁이 또 한번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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