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 세계성장률 전망 3.2%→2.8%로

국제기구 줄줄이 하향 조정… "경기회복 더디고 정정불안"
신흥국도 4.8%로 0.5%P↓


주요 국제기구들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선진국 주도로 글로벌 경기가 장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으나 예상보다 이들 국가의 회복세가 더뎌지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 신흥국의 정정불안 리스크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WB)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GEP)'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GDP를 2.8%로 내다봤다. 지난 1월 당시 예상치인 3.2%보다 0.4%포인트 내린 것이다.

WB가 성장률 전망을 내린 주요 요인은 △지난 겨울 이례적인 혹한으로 미국의 경기회복세 지연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 등의 경기하강 △중국의 경제 리밸런싱(재조정) △신흥국의 정정불안 등이다. 특히 WB는 미국의 올 1·4분기 GDP를 3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로 이끈 혹한 이슈를 반영해 미국의 올해 GDP 전망치를 당초 예상치보다 0.7%포인트 내린 2.1%로 재조정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다.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에서는 해외자본 유출이 일어나고 경제성장률도 1·4분기 0.92%로 떨어진 상태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위축시킴으로써 기업들의 투자 연기로 이어지고 있다"며 "가장 나쁜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신흥국 GDP를 최대 1.4%포인트 깎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WB는 신흥국의 올해 GDP 전망치를 4.8%로 0.5%포인트 낮췄다. 만약 신흥국의 올해 GDP가 WB의 예상대로 나온다면 3개년 연속 5%를 밑돌게 된다.

신흥국들의 정정불안도 글로벌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쿠데타가 발생한 태국이 대표적인 예다.

WB에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올해 글로벌 GDP 전망치를 당초 3.6%에서 3.4%로 낮춘 바 있다. 당시 OECD는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에 따른 신흥국 타격 가능성 △중국의 금융 시스템 불안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 신흥국 리스크를 하향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4월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글로벌 GDP 전망치를 3개월 전보다 0.1%포인트 낮은 3.6%로 책정했다. 당시 IMF도 선진국의 GDP는 2.2%로 직전 예상치를 유지한 반면 신흥국은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일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올 세계 GDP 전망치는 3.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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