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장애인연금보험 출시 주문에 조재홍(사진) KDB생명 사장이 상품개발팀에 "공공성을 감안해 이익이 없더라도 상품을 만들어보라"고 지시했다.
조 사장은 25일 "장애인 경험사망률 등을 볼 때 상품 설계가 어렵다는 내부 보고를 받았다"며 "하지만 회사 이익이 한 푼도 없더라도 4월20일 장애인의 날 이전까지 상품 출시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당국이 보험료는 더 싸게 하고 연금 수령액은 10~25% 높인 장애인 전용 연금보험을 출시하라고 주문했지만 보험사들은 상품 손실을 우려해 적극 상품 개발에 뛰어들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당국은 장애인이 일반인보다 기대여명이 적은 만큼 보험료를 싸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보험개발원이 경험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기대여명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장애인연금보험을 만들면서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재정 부족을 이유로 백지화한 상태다. 여기다 추가 세제 혜택 여부도 불확실해 보험사로서는 선뜻 출시에 나서기가 힘든 분위기다.
KDB가 장애인연금보험 출시에 총대를 메면서 IBK연금보험과 농협생명이 상품 개발을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연금보험으로 이익은 보지 못하더라도 사망 시까지 진행되는 장기 상품인 만큼 만약의 손실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며 "당국이 강력히 상품 개발을 주문해 대놓고 반대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쉽사리 상품 개발에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병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