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뜨겁다.주식시장은 지난주 중반 슈퍼빅딜논의로 활기를 찾았고 주말에는 무디스사가 원화표시채권을 투자적격판정한 것이 알져지자 주가가 용수철에 튕기듯 탄력을 받고 전광판을 온통 빨갛게 물들였다.
국내외 금리, 환율동향, 실물경제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요인들도 대부분 주가에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증시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가 언제였냐는 분위기다. 전후좌우에 온통 호재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4,5일 이틀동안에만 4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49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주식거래량도 연일 사상 최고치수준에 달하는 등 증시는 완전한 상승무드로 투자자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무디스의 투자적격 판정 의미= 무디스의 원화표시채권등급 투자적격 판정은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하다. 무디스의 평가는 사실상 국제사회가 「한국은 이제 IMF구제금융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빠른시간내 외화표시 채권의 투자등급(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을 한층 높여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주는 심리적인 효과가 대단히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추수감사절휴가 이후에도 관망세를 보였던 외국인투자가들에게는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확산시키고 한국주식 매수열기라는 불을 당길 수 있는 호재라고 할 수 있다.
이충식(李忠植) 동원경제연구소 동향분석실장은 『무디스의 결정은 브라질 위기, 헤지펀드 환매 등으로 위축된 외국인투자가들의 불안심리 틈바구니 속에서 국내 증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등 아직도 불안한 여타 신흥시장과 비교해 한국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새롭게 인식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리, 환율동향= 각종 경제지표가 증시에 청신호를 주고 있다. 유럽 11개국의 금리인하에 이어 미국의 추가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국내 회사채 수익률도 사장최저치를 잇달아 기록하는 등 금리하향안정에 따른 유동성장세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엔화환율의 강세도 수출 등 우리 경제에 유리하다. 최근의 주가 폭등이 금융장세로 인한 거품이 아닐수 있다는 근거다.
국내금리의 추가하락 전망은 증권, 건설주 등 저가 대형주에 대한 폭발적인 매수세를 예상할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지난주 중반이후 투신권을 중심으로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매수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도 금리하향안정,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엔화강세 등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개인위주로 진행되던 유동성장세의 수요기반이 더욱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이동진(李東振)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금리, 환율은 앞으로도 주식시장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주가상승추세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매도물량 변수= 이같은 국내외 여건호전에도 불구하고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주가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하고 굵직한 호재가 있다하더라도 선물 만기일(10일)이 다가올수록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흘러나오는 것을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상승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김영수(金榮洙) 중양투신 차장은 『이번주에는 시간이 흐를수폭 4,000억원이상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부담이 될 것이다』며 『전체적인 시장분위기는 상승추세는 분명하지만 일시적인 급락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증권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나오더라도 장세를 낙관하고 있는 개인과 기관투자가 일부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순조롭게 소화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장세전망 및 투자전략= 10일의 선물만기일과 7일 열리는 정재계간담회 결과가 변수이기는 하나 일시적인 조정을 거친후 다시 재상승하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증시 제반여건이 급속히 좋아지고 있는데다 5대그룹 구조조정논의의 구체적 진전과 무디스의 결정으로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낼 수 있을 만큼 매수기반이 확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수비중이 큰 우량 대형주는 만기일이후 매물공백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 지수 500선을 단숨에 돌파하는 급등장이 한차례 연출될 수도 있다고 증권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김군호(金軍鎬)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에 폭발적인 증시 매수세가 보여주었듯이 현재의 시장에너지를 감안하면 프로그램 매물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시적 지수하락에 그치고 바로 재상승하는 장세전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주요 매수대상인 업종대표주와 구조조정 수혜주에 대한 매수는 여전히 필요하고 연말배당투자 유망주와 실적호전 증권주 등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증권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임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