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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이 상대방에 대한 비방전 속에 '상처'뿐인 경선으로 전락하고 있다.
30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합동연설회는 ▦모바일투표 불공정 논란 ▦선 모바일투표, 후 연설회 방식 등에 대한 비문재인 주자들의 불만이 일제히 쏟아져나왔다. 지난 28일 어렵게 재개된 강원 지역 연설회에서 각자를 향한 공격을 자제하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는 겉으로는 '당의 불공정 경선 관리'에 초점을 맞췄지만 칼끝은 모두 문 후보를 겨냥했다.
두번째 연설자로 나선 손학규 후보는 "여러분, 참 웃기죠"라는 말로 운을 뗀 뒤 "(충북) 선거인단 3만명은 이미 투표를 다했다. 이 자리에서 불과 450명 되는 대의원을 놓고 이렇게 공약하고 호소하고 열변을 토하니 이거 웃기는 경선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바일투표를 미리 마치고 이후 연설회를 진행하는 현행 방식에 대한 비판이다.
김두관 후보 역시 "패권주의라는 유령이 민주통힙당을 지배하고 있다"며 "총선에 지고도 반성하지 않았다. 경선 규칙을 정하면서 후보자의 의견을 묵살했다"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정세균 후보는 "지금 같은 무감동 경선, 마이너스 경선으로는 결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지금처럼 여론조사대로 따라간다면 민주통합당은 대통령 후보를 낼 수도 없고 박근혜는 더더욱 이길 수 없다"며 "경선의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문 후보는 상대 주자들의 이 같은 공격을 '구태'로 규정하며 반격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저희가 보여준 것은 민주통합당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슬픈 사실"이라며 "민주통합당에 들어온 지 몇 달 안 된 제가 쟁쟁한 정치 선배들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현상, 정당 근처에도 가지 않은 안철수 교수가 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현상이 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날 충북 지역 경선은 체육관 객석이 절반도 차지 않는 등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폭우가 몰아친 탓도 있지만 흥행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통합당 경선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단상에 올라서는 이해찬 대표를 두고 손ㆍ김 후보 측 지지자들이 "똑바로 하라"고 고성과 야유를 보내는 등 민주통합당 경선이 서로에 대한 상처주기로 변질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