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기업실적 호조삼성전자·현대車등 대표社… 1분기 사상최대 실적 육박
'어닝 레이스(earning race)'가 이어졌다. 국내 업종 대표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은 1ㆍ4분기의 사상 최대 실적(surprise earning)에 필적하는 호조세를 지속했다.
특히 전자와 자동차 업종에 국한됐던 기업들의 온기(순익 호전)가 철강ㆍ시멘트ㆍ정유ㆍ해운 등 여타 업종으로도 확산돼 긍정적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다만 미국 경기와 세계 정보통신(IT) 경기의 침체로 IT업종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조짐을 보이는 게 불안요인이다.
▶ 대표기업의 계속된 선전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중순까지도 1ㆍ4분기(2조979억원)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26일 "2ㆍ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은 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D램 가격의 하락이 결정타였다.
그러나 1조9,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은 1ㆍ4분기에 버금가는 놀라운 실적임에 틀림없다. D램 값 하락에도 반도체 부문은 액정표시장치(LCD) 부문 호조로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실현했고 정보통신과 가전도 1ㆍ4분기 수준을 웃돈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상반기 전체 실적에서도 4조원의 영업이익과 3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85%와 77%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현대자동차도 영업 부문에서 눈에 띄는 호조를 지속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1ㆍ4분기보다 매출은 소폭의 증가세를 이어가며 6조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도 12.7% 늘어난 6,51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순익은 계열사에 대한 지분법 및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1ㆍ4분기보다 줄면서 3,400억원선에 그칠 전망. 그러나 전년 동기의 순익에 비해서는 52%나 늘어나 9,27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의 선전도 돋보인다. 철강가격 오름세에다 원화가치 강세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줄면서 1ㆍ4분기보다 44%나 증가한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온기(溫氣) 전업종 확산
1ㆍ4분기 국내 기업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지만 '윗목'만 따뜻했다는 평가도 적지않았다. 실적 호전이 삼성전자 등 대표기업에 편향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2ㆍ4분기 실적은 이를 불식했다. 1ㆍ4분기에 쾌재를 불렀던 전자와 자동차 업종 외에 ▲ 철강 ▲ 시멘트 ▲ 유화업종 등도 2ㆍ4분기에는 뚜렷한 호조세를 보였다.
INI스틸은 2ㆍ4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인 9,000억원을 기록했으며 LG화학도 유화제품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과 순익 모두 크게 늘었다. 정유ㆍ해운업종의 경우 매출과 영업에서는 부진했으나 환율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순익은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장기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화섬업종이 회복조짐을 보인다는 것. 코오롱과 효성ㆍ제일모직 모두 1ㆍ4분기에 비해 영업상황이 호전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익이 소폭이나마 늘어났다.
▶ 엇갈린 월드컵 특수
LG전자의 경우 월드컵 특수의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디지털TV 판매 등 가전 부문이 호조를 보이며 상반기 중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32%나 증가했다. 반면 최대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았던 항공업종은 기대를 밑돌았다.
2ㆍ4분기 전체로는 선전했으나 이달 중 중국ㆍ일본 노선의 탑승률이 뚝 떨어지며 아시아나의 경우 오히려 6월 한달 5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기기자
최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