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돈몰린다] "대세상승 초입" 큰손들 입질 움직임

개인들 속속 가세·투신 자금유입 크게늘어주식시장을 억눌러온 악재들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시중의 부동자금이 꿈틀거리고 있다. 서보율 하나증권 팀장 "지난 1월 상승랠리 때보다 주식시장의 주변여건이 훨씬 개선되고 있으며 대세상승의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수월 굿모닝증권 영업부장은 "단기적으로 조정받더라도 종합주가지수가 오는 6월 중에 700선까지는 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에 의한 쌍끌이장세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금흐름의 변화는 이 같은 상승전망에 선행하는 것이며 개인이 따라 붙을 경우 본격적인 상승장이 시작된다는 얘기다.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증시를 떠났던 개인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투자를 재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세상승이 확인되면 언제라도 주식을 사겠다는 태세다. 증권사 객장마다 투자확대와 신규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신윤근 대우증권 서초지점장은 "아직까지 뭉칫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있지는 않지만 한동안 쉬고 있던 큰 손들이 입질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실행에 앞선 탐색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대우증권이 한시상품으로 판매했던 'ez공모주플랜마스터' 상품이 발매 10분 만에 매진됐다는 것은 언제든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자금이 증시주변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뜻이다. 신 지점장은 "개인들은 기관과 외국인에 후행하는 투자패턴을 보인다는 점에서 대세가 확인되는 순간부터 자금의 증시유입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삼찬 하나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개인들이 지난해와 달리 주식을 판 자금을 가지고 시장을 떠나기 보다는 예탁금으로 남겨둬 시장에 매수대기성 자금이 점점 풍부해지고 있다"며 "올해 신규 상장될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호재"라고 말했다. 공급물량이 적어 증시 자금이 조금만 늘어나도 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투신권 자금 유입 증가세 반전 일부 투신사의 유동성 위기까지 촉발시켰던 자금이탈이 완전히 진정되고 자금 유입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빠지기만 했던 순수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20조원대로 떨어졌던 초단기자금인 MMF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관투자가인 투신사로의 자금유입이 외국인과 기관에 의한 쌍끌이장세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식시장의 상승세와 함께 채권시장 역시 안정을 찾아가면서 지난달 말 10조원 이상 빠졌던 MMF 자금도 다시 투신권으로 역류하고 있다. 21일 현재 MMF 총수탁액은 32조420억원으로 이달 초에 비해 2조2,5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주식에 70% 이상 투자할 수 있는 순수 주식형펀드 규모는 21일 현재 4조6,490억원으로 3월말에 비해 8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절대적인 규모는 아직 많은 편은 아니지만 감소 일변도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올초 설정됐던 스폿펀드들이 최근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잇달아 조기 상환하면서 주식형펀드에 등을 돌렸던 투자가들의 문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개인 고객들은 지수 700선을 넘어야 자금을 펀드에 맡기는 게 보통인데 요즘에는 가입 문의가 지난달에 비해 2~3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식지 않는 공모주열기 증권시장에 자금이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공모주 열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잘 알려지지도 않은 벤처기업의 주식공모 경쟁률이 1,000대1을 넘는가 하면 1,000억원 규모의 공모주 청약대행상품이 판매 2시간 만에 동이 날 정도로 투자자들의 공모주 청약열기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공모주 열기는 은행권의 저금리와 자금시장 불안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몰리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안철수연구소ㆍ강원랜드 등 장외 우량기업을 비롯해 공모주 청약기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청약자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월 4,729억원이던 공모주 시장은 4월 3조2,902억원으로 급증했고 5월 들어 23일 현재 이미 3조2,804억원으로 지난달 수치에 근접하고 있다. 증시에 관심을 지난 자금이 그만큼 두텁게 깔려 있는 셈이다. 홍준석기자 이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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