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캐나다 알버타 기행

대자연과 여유로움의 고장


[리빙 앤 조이] 캐나다 알버타 기행 대자연과 여유로움의 고장 알버타=글·사진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400'); 알버타(Alberta)는 느리다. 아침에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뛰거나, 종종걸음으로 걷는 사람들을 볼 수 없다. 출근 길 사람들의 발걸음도 여유롭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도 숟가락을 들기까지 20분 기다리는 것은 보통이다. 펍(Pub)에서 맥주를 시켜도 가져 오는데 15분이나 걸려 성마른 기자는 종업원이 보리농사 지으러 간 줄 알았다. 컴퓨터 속도도 느리긴 마찬가지다. 인터넷에 접속해 마우스를 클릭 하면 화면 바뀌는 속도가 한국 보다 최소한 2배는 더 걸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느려터진 알버타가 짜증 났냐고? 아니, 천만의 말씀이다. 알버타의 느림에는 미학(美學)이 있기 때문이다. 창 밖으로 끝 없이 펼쳐진 평원. 그 위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와 말들을 보면 조급한 마음이 사라진다. 캘거리를 벗어나 남쪽으로 향하는 도로로 접어들자 차의 앞 유리로 손에 잡힐 듯한 로키의 연봉(連峰)들이 보인다. 그런데 가도가도 그 봉우리들은 가까워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산맥은 200㎞밖에 있기 때문이다. 드넓은 대평원을 수정 처럼 맑은 공기가 에워싸고 있으니 서울에서 대전거리의 산들이 눈 앞에 보이는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서두름은 의미가 없다. 서둘러 한 가지 일을 해결한들 그 것은 대평원 이라는 2차원의 평면에 스쳐 생긴 1차원 짜리 선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눈 덮인 로키산맥의 장엄한 자태와 산 속에 머금은 호수의 고요함은 한국에 놓아 두고 오지 못한 긴장감 마저도 무장해제 시킨다. 그래서 밥을 먹는 것도, 일을 하는 것도, 술을 마시는 것도 전투 처럼 속전속결(速戰速決)로 해치워야 한다는 강박증은 한국에서의 얘기다. 늘어지는 여유로움에 도취돼 보고 싶다면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 올려보시라. 마음이 느긋해지고 긴장이 풀리는가? 그렇다면 이제 알버타로 여행을 떠나보자.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캐나다 알버타 기행 ▶ [리빙 앤 조이] 자연 그대로의 풍요로움 가득 ▶ [리빙 앤 조이] 환절기엔 돼지고기가 보약 ▶ [리빙 앤 조이] 첼로의 거장 요요마 ▶ [리빙 앤 조이] ■ 새로나온 음반 ▶ [리빙 앤 조이] 무조건 큰 눈 보다 자연스러움이 중요 ▶ [리빙 앤 조이] 첫 경험의 중요성 ▶ [리빙 앤 조이] 땅끝 포구 '고으리(여수)' 사계절 관광지로 ▶ [리빙 앤 조이] 돌산 갓·장어탕·게장백반…입도 행복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