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자질이 의심스럽네요."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듣는 귀가 좀 없는 것 같네요."(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
24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TV토론에 나선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범야권 단일후보는 발끈하며 상대를 공격했다.
방송기자클럽 주관으로 개최된 이날 토론회는 선거를 이틀 앞두고 막판 표심을 잡는 마지막 기회여서 두 후보 모두 평소보다 흥분하며 설전을 폈다.
박 후보는 나 후보가 오세훈 전 시장의 공약을 베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나 후보는 학교에 CCTV 설치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했다"면서 "그런데 2011년 8월까지 하겠다고 했다. (시간이) 이미 지났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오 시장의 공약을 베끼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CCTV 부분은 오타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확대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나 후보는 오 전 시장의 정책을 열렬히 지지했다"면서 "나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돼도 서울시의회ㆍ교육청과 다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이에 맞서 "자꾸 무상복지를 말하는데 왜 지난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10년간 (무상복지를) 못했느냐"면서 "결국 무상복지가 실질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빚더미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나 후보는 박 후보의 정체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박 후보가 지난 2009년 10월 `희망과 대안`이라는 창립행사에 공동의장으로 참여했는데 태극기와 애국가가 없는 행사였다"면서 "서울시장이 돼서도 그러겠냐"고 캐물었다.
박 후보는 이에 발끈해 "상대 후보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며 "공식행사에 태극기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두 후보는 평소보다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는 "그런 질문은 예의에 어긋난다" "말씀은 잘하지만 듣는 귀는 없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도 "시장으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공약을 자꾸 바꾸셔서 정신이 없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