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 수사 종결 이후 주로 국내 현장경영에 주력해온 주요 그룹 총수들이 서서히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이건희 회장과 LG그룹 구본무 회장,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이 해외출장 일정을 줄줄이 잡아놓고 해외 현장경영을추진 중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달에 초순에 미국 앨라배마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현재 몽골을 1박2일 일정으로 방문 중이며 오는 10월께 파리 국제모터쇼 참석도 추진하는등 활발한 해외활동을 보이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지난 8일 태릉 선수촌 방문을 끝으로 국내에서 공식활동을일단 접고 내달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와 아테네올림픽 등에 참석하기 위해출국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이번 해외출장에서 슬로바키아 등 유럽지역 내 삼성전자 공장들을 둘러보고 프랑크푸르트의 삼성 구주본사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현장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오는 9월까지 국내 현장경영에 주력한 뒤 10월께 인도를방문, 현지공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아직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으나 9, 10월 중에 유럽과 미주, 홍콩 등지에서 해외투자자들을 상대로 열리는 기업설명회(IR) 중 한 곳을 골라 직접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그룹 총수들의 이러한 해외 행보는 불법대선자금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국내외에서 두문불출하며 공식행사를 피했던 때와는 사뭇 대조되는 것으로 재계 안팎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들이 이전처럼 활발하게 국내외에서 현장경영에 나서는 것을 보면 재계가 불법 대선자금수사의 충격에서 회복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