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법안 산적한데…법안소위 복수화 최종 결렬

야 “복수 법안소위 위원장 여당에 모두 양보” 소용없어
여 “해당 간사들 권한분산 원치 않고 법안지연 우려도”

시급한 법안 산적한데…새누리 법안소위 복수화 최종거부

국회에서 특정 분야의 쟁점에 막혀 상임위원회가 같이 파행을 겪는 사태를 막기 위해 거론돼온 상임위원회 법안소위의 복수화를 새누리당이 최종 거부했다.

특히 여당이 복수화된 법안소위의 위원장을 모두 여당이 맡으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양보조차 거절해 국회 입법절차의 첫 관문인 상임위 법안소위 구성에 먹구름이 끼었다.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8일 법안소위 복수화 이슈에 대해 “19대 국회에서는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임위별로 소위를 복수화하는 문제는 논의할 여지가 없다”며 “(여야) 원내대표 간에 이 문제는 전혀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은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 문제는 20대 이후에 논의될 문제로 복수화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여야가 6월 18일 19대 국회 후반기 첫 임시국회를 소집한 뒤 20일이 되도록 16개 상임위원회 중 법안소위원회를 구성한 곳은 국토교통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 운영위원회, 국방위원회 4곳 뿐이다. 이 중 국토교통위와 법사위는 상임위 여당간사가 법안소위원장을 맡는 관례에서 벗어나 법안소위가 복수화돼 여야가 하나씩 소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의 법안소위 복수화 주장은) 국회를 무력화하고자 하는 저의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법안소위까지 복수화하면 입법이 더 지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측은 “쟁점 상임위 중심으로 법안소위를 복수화해 시급한 법안은 분리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반대하는 국가보훈처 때문에 금융과 공정거래 관련 법들의 처리까지 난항을 거듭했다. 특히 4·16 세월호 참사 이후 과제로 떠오른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김영란법) 제정안을 비롯 18대국회 후반기에 처리하지 못한 금융소비자 보호법 등 금융감독체계 재편 관련 법안,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도 심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도 방송법 개정을 놓고 여야가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식물 상임위’라는 오명을 썼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여당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아 법안소위원장을 모두 여당이 하라고 해도 복수화를 거절했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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