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발전으로 새로운 주거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로·학교 등 기반시설을 갖춘 신도시형 주거단지가 현지인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대만 자본이 베트남 호찌민 남부에 지난 99년부터 조성하고 있는 푸미흥 주택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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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손?n 공항에서 버스로 20여분 남짓을 달렸을까. 베트남 경제의 중심부인 호찌민시 도심지역(CBD)에 이르렀다. 식민지 시대의 낡은 건물 사이로 크고 작은 현대식 오피스빌딩이 우후죽순 건립되고 있고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은 연평균 7%대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 경제의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베트남의 수도였던 호찌민(옛 사이공)은 과거 사회주의 국가라는 말이 무색하게 베트남 내에서도 가장 빨리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장에 발맞춰 호찌민 시내에는 GS건설ㆍ㈜대원 등 국내업체를 포함해 다양한 외국자본이 참여, 현지 부동산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떠오르는 호찌민 부동산시장 호찌민 시내 중심가 곳곳은 개발열기가 한창이다. 외국자본으로 건립되는 고층 빌딩들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 90년대 중국 상하이의 모습이 재현되는 듯한 느낌이다.
베트남의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 정부가 토지법을 개정, 미개발 토지에 대해 매각을 금지하고 개발권을 환수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90년대 초반 토지시장에 불었던 부동산 열기가 주택시장으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특히 대만 자본이 99년 호찌민 남부 ‘푸미흥’ 지역에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아파트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호찌민 일대에 랭카스터ㆍ파스테르코트 등 ㎡당 1,000달러(평당 330만원) 이상의 ‘고가’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했다.
GS건설 베트남지사 관계자는 “도심에는 ㎡당 2,000달러(평당 660만원) 내외의 고급 아파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푸미흥 등 외곽지역에는 ㎡당 800만원대의 중급 아파트 공급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 소득증가로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서 푸미흥처럼 도로ㆍ생활편의시설 등을 갖춘 신도시형 주택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업체 진출 줄이어=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확대에 맞춰 국내업체들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현지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는 GS건설이다. 지난해 호찌민시와 도로건설 및 주택사업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도심 주상복합과 신도시 개발사업을 담은 ‘H-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GS측이 호찌민 국제공항 인근 탄손?n~린수완 14㎞ 구간의 도로를 건설, 기부채납하는 대가로 호찌민시 도심의 부지 4,000평과 남부 냐베 지역 100만평의 토지사용권을 확보, 초고층 주상복합과 신도시를 각각 건립하는 사업이다. 호찌민시 도심공원 내 4,000평의 부지에 추진 중인 ‘엑스아이(Xi) 파크타워’ 프로젝트는 54층, 연면적 5만평 규모의 주상복합을 건립하는 것이다.
GS건설은 이와 함께 도심에서 남쪽으로 10㎞ 떨어진 냐베 지역에 1만7,000가구 규모의 주택과 상업ㆍ업무시설 및 공공시설을 건립하는‘엑스아이 메트로시티 사이공’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GS측은 이르면 내년 초 파크타워 주상복합을 시작으로 오는 2019년까지 프로젝트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박봉서 개발사업담당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업체의 해외부동산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라며 “호찌민시가 도로공사 대금을 토지개발권으로 보상하는 사업인 만큼 투자위험도 낮다”고 말했다.
GS측은 사업을 앞두고 현지 방송에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한편 대형 광고판을 세우는 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사전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대원은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연초 호찌민시 안푸에 아파트 405가구를 공급, 현재 70% 정도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대우건설 등 5개 업체도 컨소시엄을 구성, 하노이 북서쪽의 뜨리엠지구 63만평에 주택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 중이며 중견 주택건설업체인 월드건설도 시장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현지 개발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