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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체도 있었나요?' '처음 보는데….'
한국 육군이 보유한 코브라 공격용 헬기 개조 작업에 들어간 외국 업체 관계자들은 바로 난색을 표했다. 자신들이 알고 있던 기체 특성과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육군이 원했던 개조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 장갑 강화와 플레어 장착이었다.
군은 다급하게 이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느닷없는 포격으로 연평도에 화염이 솟은 직후인 2011년 초부터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고속으로 접근해 백령도와 연평도 등을 기습할 공기부양정에 대응하려면 공격용 헬기가 적격이라는 연구 결과에 따라 코브라 공격 헬기 6대를 긴급 전진 배치했으나 문제는 성능.
북한의 해안 진지와 지근거리여서 소화기 사격으로도 격추될 수 있고 적의 미사일을 속이기 위한 금속가루(채프) 살포 장치 외에 대공 미사일 기만 장치가 허술했던 것. 결국 플레어를 달고 장갑을 강화하기로 결정하고 6대의 개조를 위한 긴급예산 00억원을 확보해 외국 업체와 계약을 맺었지만 외국 기술자들은 진땀을 흘렸다. 이전까지 다뤘던 미군이나 이스라엘군 보유 기체와 딴판이었던 탓이다.
미군과 이스라엘 등은 끊임없는 개량과 개조로 엔진에서 임무 컴퓨터까지 모두 바꿨으나 한국군은 도입 상태를 거의 그대로 유지했기에 겉만 같은 '코브라'지 속은 완전히 달랐다. 심지어 기체를 뜯어보니 전선 배열도 다르고 연결 장치조차 없었다. 결과적으로 개량 비용이 올라가고 감사원은 최근 왜 예산이 더 들어갔는지를 파악하며 관계자 문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과 미국의 다국적 항공기회사인 BAE시스템즈의 미국 공장에 개량을 위해 입고된 상태인 공군의 KF-16 2대도 원인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하다고 전해졌다. BAE시스템즈와의 계약 취소로 개량 작업은 중단됐지만 애초에 기체를 점검했던 미국인 엔지니어들은 한국이 면허 생산한 KF-16은 미국제 원형인 F-16 block 52와 다른 곳이 많아 개량 작업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는 것이다. 면허 생산 과정에서 독특한 기체가 됐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군의 무기체계가 외국과 다르면 유사시 부품 공급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전반적인 상태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