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후 기업고용구조 ‘고령화’

국내 기업들의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후 채용패턴이 `신입`보다 `경력자` 위주로 전환되면서 30세 미만 청년층의 일자리가 점점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고용구조도 청년층이 크게 줄면서 중ㆍ장년층이 증가하는 `고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고용보험 DB`를 이용해 지난 1995~2001년 300인 이상 사업장 1,076곳을 분석한 `청년층 취업 능력 제고를 위한 학교와 노동시장의 연계강화 방안` 연구에서 27일 밝혀졌다. ◇중ㆍ장년층 비율 크게 늘어=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제위기 후 기업 구조조정 상시화로 일자리가 줄고 있는데다 특히 청년층 일자리가 대폭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 취업자 중 청년층 비율이 줄어든 반면 중ㆍ장년층은 증가하고 있다. 조사 업체의 전체 취업자는 1997년 148만2,000명에서 2001년 134만1,000명으로 9.5%감소했고 이중 청년층(15~29세)은 62만7,000명에서 43만2,000명으로 31.1% 감소한 반면 중년층(30~44세)은 66만7,000명에서 70만9,000명으로 6.2%, 장년층(45세 이상)은 18만8,000명에서 20만명으로 6.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청년층 비율은 42.3%에서 32.2%로 10.1%포인트 줄었으나 중년층은 45.0%에서 52.9%로, 장년층은 12.7%에서 14.9%로 높아져 고령화현상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지식기반제조업 취업자가 27만5,000명에서 22만5,000명으로 18.2% 감소하고 일반제조업도 50만6,000명에서 41만7,000명으로 17.6% 줄었으나 지식기반서비스업은 35만명에서 35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경력직 선호현상 뚜렷=고령화 진행은 경제위기 후 청년층 일자리를 중장년층이 대체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신규 졸업자보다 경력근로자 채용을 늘렸기 때문이다. 즉 조사 기업 가운데 청년층이 줄고 중장년층이 늘어난 업체는 97년 33.6%였으나 2001년에는 42.8%로 늘었으며 신규채용 인력의 연령도 1997년에는 청년층이 67.8%였으나 2001년에는 60.2%에 그쳤다. 또 청년층 채용 때 경력 유무도 97년에는 신규와 경력직 채용이 각각 63.1%, 29.2%였으나 2001년에는 신규 22.1%, 경력직 60.2%로 바뀌어 기업의 노동력 수요가 경력중시 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별로 보면 대졸이상의 경우 1997년 신규채용 비율이 70.1%에 이르렀으나 2001년에는 31.5%로 4년새 38.6%포인트나 줄어들었으나 경력 채용비율은 1997년 21.1%에서 2001년 55.1%로 34.0%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전문대졸에서도 두드러져 2001년의 경우 채용자 4명 가운데 3명이 경력직인 것으로 분석됐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는 “연구결과 IMF이후 대기업에서 일자리 감소와 함께 경력직 채용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대학 재학중 산업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한 일자리체험을 크게 늘리고 대학의 직업교육 기능도 강화해 청년층 실업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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