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이슈] 페일린, 美공화 부통령 후보

美대선 러닝메이트 뜨거운 관심… 그들은 누구?
개혁성·인간미 겸비 '강점'
따뜻한 가정의 모습 내세워 돌풍
미녀대회 입상·TV리포터등 활동
외교분야등 경험 부족 최대 단점

●페일린 약력
▲ 1964년 아이다호 주 출생
▲ 1987년 아이다호 주립대학(언론학) 졸업, TV 스포츠 리포터로 활동
▲ 1988년 토드 페일린과 결혼
▲ 1992년 와실라 시의원 당선
▲ 1996년 와실라 시장 당선
▲ 2006년 알래스카 주지사 당선

지난 5일 미국 ABC뉴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새라 페일린(44)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첫인상이 우호적이라고 답했다. '비호감'이었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지난 1996~2002년 페일린 후보가 시장을 지낸 알래스카 주 와실라 시 주민들마저 "이런 시골에서 부통령 후보가 탄생한데 충격받았다"고 할 정도로 중앙 정계와는 거리가 먼 인물치고는 훌륭한 첫 수확이다. 페일린 후보의 최대 강점은 개혁성이다. 그는 지난 2006년 알래스카 주지사에 당선된 후 주지사 전용 제트기를 팔아 알래스카를 가로지르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보탰다. 경제적으로 뒤쳐진 알래스카 주민들은 환호했다. 와실라 시장 재임 당시에도 거침없이 재산세를 깎고 복합스포츠시설 등을 세웠다. 부통령 후보로 나서면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더 많은 파이프라인과 핵발전소를 짓고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적이면서도 비리에는 대쪽 같은 점도 인기 요인이다. 같은 공화당 동료라도, 한참 선배라도 가차없다. 페일린 후보는 지난 2003년 당시 알래스카주 공화당 의장이었던 랜디 루드릭과 그렉 렌키스 주 법무장관의 비리를 고발했다. 그에게는 개혁성 뿐 아니라 인간미라는 또 하나의 강점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 등 성공한 '알파걸'들에게 트레이드 마크처럼 따라붙는 냉정하고 독한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에스키모족 혈통으로 석유회사 직원과 어부를 겸직하는 남편, 그리고 다섯 자녀로 이뤄진 따뜻한 가정의 모습을 내세운다. 페일린 부부는 지난 4월에 태어난 막내 아들 트리그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음을 출산 전에 확인했지만 출산을 감행했다. 고교생 딸 브리스톨의 임신을 시인한 후에는 그녀의 남자친구인 레비 존스턴도 전당대회에 불러냈다. 미국 정치전문 일간지인 폴리티코는 '사람들이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듯 페일린을 지켜본다'고 분석했다. 페일린 후보의 가족사가 상업적인 흥행 요인으로도 작용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녀의 가장 큰 문제는 경험이 적다는 점이다. 주지사가 돼서야 여권을 처음 만들 정도로 외교 분야에서의 경험이 일천하다. 북한 및 이란 핵문제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세계 정세를 다루어야 하는 미국 부통령으로 걸맞은 인물이냐는 문제제기가 끊이질 않는다. 다만 미국인들은 페일린 후보가 알래스카 주지사로서 석유기업을 다뤄본 경험이 많다는 점에 대해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해명해야 할 의혹도 많다. 미국 사회는 브리스톨의 임신에 대해 대체로 관대한 분위기지만, '이라크 전쟁은 신이 주신 임무'이라는 발언이나 여동생의 전 남편 해고 시도 등은 해명해야 할 것들이다. 와실라 시장 시절에 특정 서적의 판매금지를 반대하는 도서관 사서를 해임시킨 의혹도 받고 있다. 1987년 아이다호 주립대학을 졸업하기까지 6년간 5차례나 대학을 옮긴 점도 수상쩍은 대목이다. 버락 오바마 진영은 페일린 후보에 대한 관망세를 끝내고 공격태세로 전환했다. 민주당 선거캠프가 좁혀지는 지지율 격차에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페일린 후보의 약점을 낱낱이 폭로할 태세다. 신데렐라처럼 미국 대선정국에 나타난 알파걸은 과연 이 같은 난관을 헤치고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그는 아이다호에서 태어나 어릴 때 알래스카의 소도시인 스캐그웨이로 이주했다. 학교 성적도 뛰어났지만, 고교시절 학교 농구팀의 포인트가드로 활약했을 만큼 활발했다. 지금도 사냥과 낚시, 마라톤 등을 즐긴다. 미모도 뛰어나 '미스 와실라'로 뽑히기도 했다. 글쓰기를 좋아해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후 지역 TV방송국에서 스포츠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