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심(grand jury)제는 배심원단에 중범죄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제도다. 미국은 검사의 기소독점권 남용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대배심제를 시행하고 있다.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배심 배심원단은 대개 무작위로 뽑힌 시민 20여명으로 구성된다.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살한 백인 경관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배심원단에는 미주리 주법에 따라 총 12명이 참여했다.

다만 대배심 배심원단에게 유무죄를 판결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이에 따라 배심원단이 피의자를 기소하기로 한 경우 유무죄를 가리는 재판을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대배심제는 국민에 기소결정 권한을 준다는 점에서 민주적인 제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조인들보다 감정적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일반국민들의 기소 여부 결정이 오히려 판단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종갈등을 바탕에 깔고 있는 이번 사건의 평결에 배심원단(백인 9명, 흑인 3명) 구성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경찰의 '무력사용 원칙'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자신 또는 주변 사람이 부상이나 죽음의 위험에 노출될 경우 치명적 물리력 사용을 허용하는 원칙이다. 미국에서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간 공무 중 총기 발사로 인한 살인 또는 과실치사로 경찰관 41명만 기소됐을 정도로 이 원칙은 널리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