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재정ㆍ권한 획기적 지방이양”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12일 `자립형 지방화를 위한 지역산업 발전방안`을 주제로 한 국정과제회의를 대구에서 열고 대구벤처센터를 둘러보는 등 지방발전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행보의 초점을 맞췄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정과제회의에서 “이번 대구 방문을 통해 지역의 산업핵심 클러스터에 투자하면 `지방발전이 크게 되겠다. 이것 한 번 밀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각 부처 예산 가운데 지방에 내려보낼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해 국무회의에 보고하라”고 수행한 기획예산처 장관에게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또 “벤처센터에 전시된 기술을 보고 그 수준에 크게 놀랐다”면서 “서울에서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적당히 기술과 아이디어를 묶어 사업을 하려는 경향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확실한 기술이 없으면 사업할 수 없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연구소들의 지방 이전과 관련, 노 대통령은 “연구소를 지방에 판매하는 방식을 검토하겠다”면서 “유치할 자격을 갖추고 중장기적으로 연구소의 효율성을 높일 능력이 있는 지방을 정부가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대구와 경북이 따로 지역발전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좋은지 함께 하는 것이 좋은지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따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면 모르지만 이를 통합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초반에 있을 수 있는 혼란을 각오하고 중앙의 재정과 권한을 획기적으로 지방에 내려보낼 것”이라면서 “이것이 제대로 성공하면 `국가개조`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대구벤처센터를 기반으로 출발해 크게 성공을 거둔 벤처기업들의 제품들을 둘러보며 상세한 부분까지 질문을 하는 등 이들의 기술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노 대통령의 `경제 활성화` 행보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정의 중심을 경제안정에 두겠다”고 밝힌 이후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10일 고건 총리가 대독한 국회 `2003년 추경안 시정연설`에서 “침체된 경기를 진작시키고 서민·중산층의 생활을 안정시키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11일에는 국민경제자문회를 출범시켜 `경제정책 결정의 시스템화`에 시동을 걸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 첫 회의에서도 “경제안정에 국정의 최우선을 두고 경제를 챙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도 시스템을 통해 기업투자 활력 회복과 소비심리 진작, 집값·부동산값 억제 등 서민생활 안정에 주력하고 이를 위해 시장구조 개혁, 사회통합적 노사관계 정착, 집단행동에 대한 원칙 있는 대응을 정책기조로 삼을 방침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